[유영만의 體認知] <2>사색(思索)을 하지 않으면 사색(死色)이 된다!

 ‘사색(思索)’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사색(死色)’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사색(死色)이 되는 이유는 검색(檢索)만 하고 사색(思索)할 시간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사색’은 홀로 ‘사유(思惟)’하는 시간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반추하는 ‘사고(思考)’ 과정이다. ‘사고’하지 않으면 심각한 ‘사고(事故)’가 날 수 있다.

 스마트 기술(Smart Technology)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창의적 상상력은 점점 퇴화되고 있다. 인간의 특정 기능을 테크놀로지에 맡기면 맡길수록 테크놀로지에 맡긴 인간의 특정 기능은 점점 퇴화되어 종국에는 그 기능이 마비된다고 오래 전에 세계적인 미디어 학자, 마샬 맥루한이 경고한 바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SNS 메시지, 이메일 등 잠시도 뇌는 쉴 틈이 없다. 그 많은 정보에 반응하느라 뇌는 이제 팝콘 형태의 브레인처럼 진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이상 묵직한 고전이나 인문학 책을 사색과 사고를 하면서 읽을 수 있는 뇌 기능이 없어진다고 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인터넷으로 수많은 사람 및 정보와 연결되면 될수록 인간은 조용히 침묵을 유지하면서 사색할 시간이 없어지고 있다. 검색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검색 전문가는 많아져도 사색의 기술과 사색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효율적인 검색의 시간’과 함께 ‘비효율적인 사색의 시간’도 필요하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인터넷에서 잠시 손을 떼고 책장을 넘기면서 사색에 빠져보자.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수도사의 다락방이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불이 켜져 있고, 창밖의 별을 내다볼 수 있는, 그런 다락방이면 족하다. 르 꼬르뷔지에의 말이다.

 지금 인터넷을 잠시 끄고 책의 바다로 빠져보자. 책을 읽는 사람(reader)만이 책임질 수 있는 리더(leader)가 될 수 있다. 리더는 팀원의 사고과정에 파장을 일으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촉발시키는 싱크 브레이커(Think Breaker)가 돼야 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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