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ERP 쟁탈전 오라클이 최종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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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전사자원관리(ERP) 프로젝트를 놓고 글로벌 ERP 기업들이 3개월간 펼친 수주전이 오라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8일 포스코는 ‘포스피아3.0’ ERP 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오라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그룹 전체에 적용할 표준 ERP 시스템 재구축을 위해 최근 3개월간 오라클과 SAP를 대상으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 관계사 전체에 ERP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것으로, ERP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도입 규모만 5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삼성전자 글로벌 ERP 프로젝트 이후 최근 몇 년간 이뤄진 ERP 사업 규모 중 최대 금액이라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기존 고객인 포스코를 사수하려는 오라클과 대형 고객인 포스코를 새로 확보해 입지를 확대하려는 SAP 간 경쟁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뜨거웠다. 글로벌 ERP 1위 기업인 SAP와 2위 기업인 오라클이 한국에서 펼치는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확대되며 한국지사는 물론이고 본사까지 가세할 만큼 화끈한 승부였다.

 프로젝트 검토 초기에 ERP 재구축 사업규모는 1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됐지만 글로벌 ERP 기업 간 자존심을 건 수주경쟁이 심화된 데다 기존 ERP 패키지가 오라클 제품으로 구성된 만큼 신규 도입비용을 절감되면서 프로젝트 투입 예산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포스코 입장에선 정보시스템을 선진화하면서도 투입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최종 제안 과정에서 SAP가 고배를 든 것은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포스코를 선점하고 있는 오라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가격조건을 극복하지 못했다. 오라클은 포스코 수성을 위해 업그레이드로 얻을 수 있는 ‘통큰’ 할인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달 정식 계약이 이뤄지면 포스코그룹은 철강 관계사 전체 ERP 재구축 외에도 포스코 관계사 업무 효율화를 목표로, 포스피아3.0 프로젝트에 부합한 프로세스혁신(PI) 작업도 진행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와 철강패밀리사의 ERP 솔루션 우선협상자로 한국오라클을 선정한 것으로, SAP코리아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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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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