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룡기 (장담/문피아), 마왕협녀기(한성수/문피아), 추룡기행(운중행/문피아)
장르 소설의 으뜸 미덕은 재미입니다. 어떻게 폼을 잡더라도 재미가 없으면 굳이 남의 눈치를 봐 가면서까지 장르 소설을 손에 들 사람은 적을 겁니다.
무협 소설 재미의 원천은 힘이라 하겠죠. 주인공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할 물리적 강제력 말입니다. 그것이 복수든 정의 구현이든 눈앞의 적을 거칠 것 없이, 호호탕탕 물리치는 막강한 힘을 접하며, 현실에 찌든 많은 독자들이 환호를 보내는 거죠.
무력 다음에는 ‘작업 능력’입니다. 천하를 떨어 울릴 만한 미녀들이 주인공에게 속속 넘어오죠. 무협 소설에 남성 독자들이 많은 이유가 그 때문이지 싶습니다.
한데 이것이 벽에 부딪칩니다. 단 칼에 수십 명이 쓰러지고, 주인공은 삼처 사첩을 거느리는 설정이 반복되니 독자들이 식상한 겁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1960~70년대 중국 무협소설에선 상식 수준이던 것이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쏟아져 나온 1980년대 ‘박스 무협’에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힘과 색(色)이 갈 데까지 가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무협소설 자체에 대한 열기가 식자 국내 무협소설은 출구를 모색하는데 그 중 하나가 유머입니다. 초창기 무협소설에도 유머 요소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거지들의 무리인 개방의 인물이나 파계한 승려 등 괴인들의 조연 캐릭터가 파격과 기행으로 웃음을 선사했죠. 그러던 것이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 선보인 겁니다.
코믹 무협을 찾는 이들을 위해선 일단 ‘광룡기’ ‘마왕협녀기’ ‘추룡기행’을 권합니다. ‘추룡기행’은 우리나라 코믹무협의 개척자 운중행의 작품입니다. 밀교의 고수인 도천백과 주인공 윤천회 등이 용을 잡으러 가는 이야기가 뼈대인데 코믹무협의 초기작답게 주인공의 성격이 아니라 작가의 천연덕스러운 문체가 웃음을 자아내는 스타일입니다. 작품 중반까지 어수룩한 사람 행세를 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과의 상황이 실실 웃음을 짓게 합니다.
‘마왕협녀기’는 한성수의 작품으로 상황설정 자체가 웃음을 유발하게 짜였습니다. 검문의 유일한 후계자인 검후 기연화가 가문을 일으키려 무공을 속성으로 늘리려 천하의 색마 담천영에게 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막강한 무공과 종잡을 수 없는 마왕 담천영과 인연을 맺은 협녀 기연화 간의 줄다리기는 오해와 잔머리 굴리기가 줄을 이으면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장담이 쓴 ‘광룡기’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의존해 유머를 풀어갑니다. 터무니없이 강한 무력을 지닌 주인공 이무환은 가문에서 쫓겨난 아버지의 당부로 어려움에 처한 본가 구룡성을 찾아가 집안의 어려움을 구하고, 천하를 악의 손길에서 구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무협소설 구조이지만 선배들의 속을 뒤집는 얄미울 정도의 말솜씨와 잔머리, 히로인 남궁산산과의 밀고당기기가 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수작입니다.
자료제공:메키아 http://www.mek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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