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심사 착수

투자의무 부여 여부 주목

 정부가 새해 1월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심사를 시작한다. 3차에 걸친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실패 이후 와이브로 활성화 카드라는 점에서 투자의무 부여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새해 3월 말 사용기간이 만료되는 KT와 SK텔레콤 두 와이브로 사업자에 대한 주파수 재할당 심사가 다음 달 본격화된다.

 KT와 SK텔레콤이 지난 9월 2.3㎓ 대역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신청서를 방통위에 제출한 데 따른 심사다. 방통위는 다음 달 외부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르면 2월 말까지 재할당 심사를 마칠 계획이다.

 재할당 심사는 아직 미진한 와이브로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의례적인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할당 및 일부 대역 회수 여부를 비롯해 어느 정도 투자의무가 부여될지 등이 관심사다.

 앞서 정부는 KT와 SK텔레콤을 통한 활성화 작업이 여의치 않자 와이브로 기반 제4 이통사 선정을 추진했다. 기존 사업자와 달리 와이브로 기반 음성·데이터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신규 사업자가 탄생한다면 활성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제4 이통사업에 도전했던 IST, KMI가 사업심사에서 탈락하면서 와이브로 정책 역시 나아갈 방향을 잃었다. 방통위는 제4 이통사 탄생에 대비해 새로운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사업자 선정 실패로 잠정 중단했다.

 방통위로서는 주파수 재할당 심사가 정부 차원에서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활성화 정책이다. 재할당 여부를 결정하면서 해당 사업자에게 투자 의무를 부여할 수 있다.

 2005년 최초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 시에도 사업계획 이행이 허가조건으로 부여됐다. KT와 SK텔레콤은 사업계획상 투자비 1조431억원, 8250억원을 부여받아 각각 4.6%, 0.6%씩 초과달성했다.

 와이브로 가입자가 올해 크게 늘어난 것도 추가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11월 말 현재 와이브로 가입자는 79만4520명이다. 지난해 말 45만여명에 비하면 1년 사이 70% 이상 늘어났다. 지난 수년간 모은 가입자보다 올 한 해 늘어난 가입자가 더 많았다.

 SK텔레콤 가입자는 오히려 줄었지만 KT가 전국 82개 도시에 와이브로망을 구축하고, 와이브로폰을 출시한 데 힘입어 전체 가입자는 증가했다. 서비스 인프라와 환경이 뒷받침되면 데이터통신망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이와 함께 행안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난안전망을 와이브로로 구축하는 방안도 활성화 방법론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변수는 LTE다. 이미 3개 이통사는 새해 네트워크 투자 초점을 LTE에 맞췄다.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신청 시 대규모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망 유지 수준에서 이용계획서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와이브로 정책을 맡는 통신정책국과 재할당을 담당하는 전파기획관을 중심으로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기준을 협의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와이브로 투자의무 등을 부여해 사업자들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다만 현재 사업자가 LTE에 주력하는 시장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와이브로 가입자 추이> ※자료:방송통신위원회 (단위:명)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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