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사망]산업계, 비상대응체계 전환…냉철, 완벽한 대응 당부

 IT·통신·금융 등 산업계는 김정일 사망에 따른 안보리스크로 인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했다. 아울러 급변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함께 즉각적인 비상대응체계 전환에 들어갔다.

 ◇전자업계, 비상대응체제 가동=국내 IT·통신·금융 등 주요 산업계는 갑작스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기업별로 위기대응팀을 가동, 향후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LG그룹은 일단 그룹차원에서 별다른 대북 사업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말 갑작스런 변수가 등장한 것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외 경제 여건 변화, 금융의 변동성 확대여부, 정부 차원의 대응수위 등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삼성·LG 등 주요 기업체는 임원들을 중심으로 사업부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단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중장기적으로 이번 사태가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지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특별한 멘트나 공식 입장 발표는 계획이 없다”면서 “그룹 내 LG경제연구원은 물론이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향후 사회적, 경제적 파장과 영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사업과 밀접한 현대그룹도 공식 입장은 자제키로 했다. 현대 아산 관계자는 “사업 내용 변화를 포함해 어떤 내용도 확정된 게 없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만 확인했다.

 ◇통신업계, 모니터링 강화=통신업계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한 입장 표명은 자제한 가운데 통신서비스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비상운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각 통신사는 국제전화와 국내 이동통신 통화량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시스템 안정성 확보와 주변 상황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종합상황실을 통해 통화량 폭주 징후를 사전 발견되면 선제적인 대응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인 19일 오후 현재 통화량에 큰 변동은 없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현장요원을 증원하는 등 모니터링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북한 개성공단에 지사를 운영 중인 KT는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이후 지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KT 개성공단 지사는 입주 기업에 전화·팩스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재계, 안보리스크 경제 악영향 경계=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는 어떠한 상황변화에도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 주길 바란다”며 “기업도 현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경영 활동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도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유고사태 발생을 우려하는 한편, 정부와 군의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북한리스크로 이어져 우리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무역협회는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향후 남북관계 등에 관한 섣부른 예단보다는 사태 전개를 예의 주시하고, 정부를 중심으로 국민 모두 합심해 만반의 대응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논평했다. 무협은 비상대책반을 구성, 북한 급변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파악해, 이번 사태가 기업경영이나 대외교역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부 부처와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공공·금융권, 정보보안체계 강화=공공기관 및 금융권 IT부서도 즉각적인 비상대응체계 전환에 들어갔다. 정부통합전산센터는 정보시스템 운영 체계를 주의 단계로 높이고 비상체계로 전환했다. 주의 단계는 일반,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된다. 정부통합전산센터는 주의 단계 전환과 함께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대한 차단을 강화했다. 국가정보원도 모든 공기업 대상으로 운영 체계를 주의단계로 조정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한국전력공사, 거래소, 기업은행 등은 오후 들어 비상대응체계로 전환했다.

 금융권도 발 빠르게 비상대응체계를 마련했다. 가장 먼저 국민은행은 사망 보도 직후인 1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혹시 모를 사이버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외부 전문업체와 협력해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IT부서원 비상연락망 가동과 근무 강화 조치도 내려졌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평소 마련된 업무연속성계획(BCP)을 점검하는 등 비상대응체계 마련에 나섰다.

 ◇한전, 긴급 안보태세=한국전력도 김정일 사망과 관련 19일 전사 안보비상을 발령하고 긴급 태세에 들어갔다. 김중겸 사장 주재로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13시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전력이 담당하는 전력설비, 국가보안시설 나급·다급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중겸 한전 사장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국가중요 시설인 전력설비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무인 변전소 등에 대해서도 경계근무를 강화해 전력설비 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한전은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군·경·관 등 유관기관과의 비상연락체계를 점검하고 핫라인을유지하는 등 통합방위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재난 안전팀·송변전팀·배전팀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상황실을 구성 운영하고 전력설비 피해를 가정한 훈련을 실시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