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1.8㎓ 주파수 70㎒ 폭을 추가 발굴한다. 1.8㎓ 주파수가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 핵심대역으로 부상하면서 통신사 주파수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군 통신용으로 쓰이던 일부 대역을 포함한 1.8㎓ 주파수 70㎒ 폭을 이동통신서비스용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국방부와 최종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국방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주파수를 할당할 계획이다.
발굴 예정 주파수는 상향(휴대폰→기지국) 1710~1745㎒, 하향(기지국→휴대폰) 1805~1840㎒ 등 총 70㎒ 폭이다. 주파수를 분할 할당하면 최대 세 사업자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2001년 IMT2000(3G) 사업권 할당 시 2.1㎓ 주파수 120㎒ 폭 이후 단일 대역으로는 최대 규모다.
방통위는 올해 들어 스마트폰 가입자 1000만, 2000만명을 연이어 돌파한데다 새해 LTE 확산으로 트래픽 급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8㎓ 주파수를 추가 발굴하기로 했다.
현재 활용안을 고민 중인 디지털전환 대역 700㎒를 방송 측 반발로 인해 일시에 통신용으로 할당하기 부담스럽다는 점도 추가 발굴에 영향을 미쳤다.
주파수 부족에 시달리던 이동통신업계는 늘어나는 트래픽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됐다. 각 사별로는 신규 1.8㎓ 주파수 확보·운영을 놓고 치열한 전략싸움이 예상된다.
추가 발굴로 1.8㎓ 대역 이동통신용 주파수는 KT와 SK텔레콤이 절반씩 갖고 있는 기존 40㎒를 포함해 총 110㎒ 폭으로 늘어난다. KT는 2G서비스를 중단하는대로 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해당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새로 발굴되는 주파수는 현재 KT가 2G용으로 사용 중인 대역의 바로 아래 위치한다. KT는 추가 할당 시 인접 대역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월 1.8㎓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이 당장 활용하지 않을 주파수 확보를 위해 1조원을 쏟아부은 것도 KT가 인접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게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SK텔레콤으로서는 1조원을 들여 KT 광대역 주파수를 막았지만 예상치 못한 추가 주파수가 나오면서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해야 상황에 직면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전략 정비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국내 LTE 서비스는 800㎒ 대역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신규 주파수 발굴로 KT뿐 아니라 SK텔레콤도 1.8㎓ 대역에서 LTE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1.8㎓ 주파수 추가 발굴로 트래픽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LTE 관련 주파수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