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사장단 인사에서 보직 이동한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다음주부터 새로운 도전에 본격 나선다.
삼성과 LG 디스플레이 사업 수장이자 대표 얼굴이었던 두 사람은 ‘전문성’을 무기로 삼성전자 및 LG그룹 미래를 좌우할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평가다. 국내 LCD 산업 급성장과 세계 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닦은 두 수장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 중국본사 사장으로 내정된 장원기 사장은 다음주 월요일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정식 발령은 새해 1월부터지만 정식 부임 전에도 간간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업무 파악 및 사업 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입사 이후 30여년간 반도체 및 LCD 생산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생산 거점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장 사장은 90년대 후반부터 LCD 공장 설립 및 조기 안정화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제조의 달인’으로 평가받았다. 2004년에는 소니와 합작 법인인 에스엘시디(S-LCD)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2009년부터 LCD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사업 역량도 쌓았다.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대형 LCD 시장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LCD 공급 과잉 및 패널 가격 하락 여파로 LCD사업부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책임을 지고 올해 7월 사업부장에서 물러났다. 대표이사 보좌역으로 사실상 야인 상태에 머물던 장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중국본사 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중국 쑤저우 LCD 팹과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까지 조기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특히 새해가 중국 진출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장 사장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다.
권영수 사장은 10일 구미와 파주공장에서 연이어 열리는 이임식을 끝으로 5년간 몸담았던 LG디스플레이를 떠난다. 다음주부터 LG화학으로 출근, 본격적인 업무에 나설 예정이다. 인사 발표를 전후해 대만, 일본, 중국 등의 해외 거래선을 직접 챙기며 LG디스플레이 CEO로서 마지막 일정도 마쳤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에 내정된 권 사장은 LG그룹의 차세대 전지 및 에너지 사업을 세계 1류로 육성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최근 10여년 간 LG전자 CFO, LG디스플레이 CEO 등을 거치며 재무와 사업 역량을 모두 갖춘 그룹내 핵심 CEO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향후 그룹내 전지 및 에너지 사업 통폐합 및 분사가 당면한 과제다.
장진 경희대 교수(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장원기, 권영수 사장이 국내 LCD 산업을 독보적인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디스플레이를 넘어 그룹과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평가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