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바일 중기 M&A 바람, `스타` 나올까

 “이제 IT는 ‘지긋지긋 하다’라고 하더군요.”

 최근 기자와 만난 한 모바일 솔루션 업체 A사장은 화가 단단히 나 있었다. 그가 만난 다른 모바일 솔루션 업체 사장이 한 말 때문이다.

 다른 회사에 인수된 한 모바일 솔루션 기업 B사 이야기다. 2000년대 초 벤처 붐 시기에 설립된 B사는 벤처 거품이 꺼지고 스마트폰 빅뱅으로 모바일 업계가 재편되는 등 두 번의 폭풍 속에서도 살아남은, 우수한 기술 기반 벤처 기업이다. B사 사장은 적은 인원으로 회사를 시작해 연구개발 인력만 100명에 이르는 회사로 키워냈다.

 그랬던 B사 사장이 인수합병이 완료된 후 사석에서 만나 “이제 뭐 하실거냐”고 묻자 “IT는 지긋지긋 하다”고 했더라는 것이다. A사장은 “경영자 혼자 만든 성공이 아닌데,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고 그렇게 인수대금만 받아 챙기는 건 이 바닥에 전혀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탄식했다.

 모바일 솔루션 업계에 M&A 바람이 불고 있다. 인프라웨어가 디오텍을 인수했고, 유비벨록스가 팅크웨어를 인수했다. 대상그룹은 디지털아리아, KG그룹은 모빌리언스를 인수했다. 인스프리트는 자회사를 통해 넥실리온을 사들였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승진한 권오현 삼성전자 DS사업총괄 부회장 내정자도 “모바일 특허확보 M&A에 적극 나선다”고 공언하고 나서, 대기업발 M&A 바람도 지속될 전망이다.

 주목할 것은 지분을 매각한 창업자의 뒷모습이다. A사장은 “그 돈과, 그동안 확보한 기술, 네트워크로 재도전을 성공시켜서 이 업계 스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업계도 더 발전하고, 특히 우수한 인재들이 그들을 보고 업계에 투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업계 관계자는 “뉴질랜드에서 1년 동안 골프만 실컷 치다가 우리나라로 와서 편하게 장사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선 김범수, 송재경 등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물이 스타로 자리매김하며 희망을 주고 있다. 솔루션 업계에도 그런 스타가 필요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