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이어 대형마트와 TV홈쇼핑도 판매수수료를 인하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과 인하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밝혀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인하기간을 두고도 막판까지 공정위와 업체가 갈등을 빚어 공정위가 무리하게 팔비틀기를 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3개 대형마트와 GS, CJO, 현대, 롯데, 농수산 5개 TV홈쇼핑이 중소납품업체 중 46~51% 정도인 1305개사의 판매장려금과 판매수수료를 3~7%P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는 총 850개(이마트 335, 홈플러스 288, 롯데마트 227개)사, TV홈쇼핑은 총 455개(GS 72, CJO 105, 현대 143, 롯데 105, 농수산 30개)사가 인하대상에 포함됐다. 인하시기와 폭은 대형마트는 10월분 판매장려금부터 현행보다 3~5%P, TV홈쇼핑은 10월분 수수료부터 현행보다 3~7%P의 범위에서 인하한다.
공정위는 지난 8일 롯데·현재·신세계 3개 백화점에 이어 대형마트와 TV홈쇼핑도 판매장려금·수수료를 인하함에 따라 유통분야 동반성장 기반이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3개 대형마트 및 5개 TV홈쇼핑은 실질적 동반성장 의지가 부족한 가운데 판매장려금·판매수수료를 인하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공정위는 대형마트의 경우 판매장려금이 3%P 미만으로 낮은 납품업체를 다수 포함해 중소납품업체의 50%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상에 3~5%P 장려금 인하가 이뤄진 점을 들었다.
또 TV홈쇼핑은 다른 유통업태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5%P를 초과해서는 거의 인하하지 않고 CJO를 제외한 나머지는 5%P로 일률 인하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특히 TV홈쇼핑은 합의 발표일인 24일 오전까지 1년간만 판매수수료를 인하하겠다며 공정위와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가 미리 합의 날짜를 못박아 놓고 업체에 압박을 가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정진욱 공정위 가맹유통과장은 이같은 지적과 관련, “지난 9월 공정위장과 유통업체 CEO 모임에서 지속적 수수료 인하를 합의한 바 있다”며 “TV홈쇼핑이 1년간만 인하하겠다는 것은 이같은 CEO 합의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