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제2의 넷마블 창업선언’으로 비견되는 CJ그룹 게임지주회사 ‘CJ게임즈’가 17일 공식 출범했다.
CJ E&M(대표 김성수)은 게임개발 자회사를 관리하는 지주사 ‘CJ게임즈’를 설립하고 권영식 상무(44)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신설회사 지분 100%는 CJ E&M이 보유하게 되고 비상장 법인이다. 사업 부문은 크게 9개 게임개발 자회사 주식 보유 및 자회사 관리사업 부문으로 구성된다.
포함된 자회사로는 씨제이아이지(CJIG), 애니파크, 씨드나인게임즈, 씨제이게임랩(CJ게임랩), 마이어스게임즈, 잼스튜디오, 게임쿠커, 누리엔소프트, 씨제이인터넷재팬(CJ인터넷재팬) 아홉 곳에 이른다.
권 대표는 지난 2002년부터 2010년 3월까지 CJ E&M 넷마블(당시 CJ인터넷) 퍼블리싱 사업 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6월부터 사업관리실 실장직을 수행해왔다.
권 대표는 특히 지난 6월 남궁훈 대표 사임 이후 창업주인 방준혁 고문과 함께 복귀한 넷마블 초기 핵심인력 중 한 명이다. 퍼블리싱 및 게임 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넥슨과 서든어택 공동 퍼블리싱 협상에도 주도적으로 참여, 양사 합의를 이끌어냈다.
기존 CJ E&M 게임 부문은 조영기 부문대표를 중심으로 게임포털과 PC방 운영업체인 미디어웹 사업 등 유통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사임의사를 밝힌 정철화 CJIG 대표를 대신해 당분간 조 대표가 CJIG 대표도 겸직한다.
CJ E&M은 CJ게임즈 설립으로 공격적 게임 사업을 전개할 포석을 마련했다. 게임포털 전성기를 이끌었던 ‘넷마블’ 신화를 역량 있는 개발사 확보로 재연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CJ그룹사 차원의 복잡한 의사결정구조로는 격변하는 게임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지주사 체제 개편 후 개발사 인수합병이 보다 활기를 띄었다.
지주사 설립 배경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하는 방 고문의 결정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그는 전사적으로 “인수 가능한 좋은 개발사나 게임 IP를 무조건 확보하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업계에서도 지주사 설립을 사실상 ‘제2의 넷마블(당시 CJ인터넷)’ 창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방 고문 복귀 이후 회사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예전 넷마블 신화를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면서 “좋은 개발사나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하루 이틀 사이에 확보 가능하도록 전략적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권영식 신임 CJ게임즈 대표와 일문일답.
-앞으로 회사 운영 계획은.
▲지난 주 방준혁 고문과 이야기를 나눴고 법인 설립 직후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회사 운영 계획을 세웠다고 말하기 어렵다. 곧 내년 계획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해외법인을 포함해 총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지금으로선 주어진 역할은 무엇보다 개발 자회사를 잘 지원하고 CJ E&M과 개발자회사 간 중간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가적인 개발사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 계획이 있나.
▲우선 지금 자회사에서 개발 중인 게임들을 경쟁력있게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꾸준히 좋은 회사가 있다면 인수나 지분 투자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 CJ게임즈 자회사(출처: CJ E&M 전자공시 8.20 반기보고서 기준)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