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협의회 "협상 결렬시 지상파 전면중단 불가피"

재송신 대가산정협의회 운영되는 23일까지는 시행 미뤄

"난시청 방치하던 지상파, 국민의 시청권마저 박탈"

케이블TV와 지상파방송사의 재송신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협상 결렬 시 지상파의 재송신을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한국케이블TV방송(SO)협의회는 14일 코리아나호텔에서 비상총회를 개최한 뒤 담화문을 내고 "케이블TV 업계가 시청자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 법원 판결에 따라 불가피하게 지상파방송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는 법원의 명령에 대한 이행조치로서 결정된 것"이라며 "SO들은 법원 판결 이후 지상파 측에 원만한 논의를 위해 양측이 참여하는 재송신 대가산정협의회의 운영기간 중에는 간접강제 이행금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지상파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상파방송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중지 가처분 간접강제 신청을 지난달 28일 인용하며 신규 가입자에 대해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중단하고 이를 어기면 결정문 송달일부터 지상파방송사 한 곳에 하루 5천만원씩, 1억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날 SO협의회 총회에서는 간접강제 이행금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즉각 중단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결국 재송신 대가산정협의회의 설치 기한인 오는 23일까지는 재송신 중단을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지난 8월부터 재송신 대가산정협의회를 꾸려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SO가 지상파방송사에 지급해야 할 저작권료의 수준과 지상파방송사가 SO에 송출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의 인정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는 SO들에 IPTV나 위성방송과 마찬가지로 가입자 1인당 280원을 지불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SO들은 지상파방송사가 케이블TV의 수신환경 개선과 광고 수익 증대에 대한 대가로 송출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SO협의회는 "지상파방송사들의 요구대로 저작권료를 지급하면 케이블TV 가입자당 연간 1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결국 연간 1천5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SO협의회는 이어 "지상파가 난시청을 방치한 것도 모자라 방송 시청을 위해 케이블TV를 선택한 국민의 시청권마저 박탈하려 한다"며 "시청자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더 이상 사업자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정부가 서둘러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SO협의회의 담화문 발표에 이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모임인 PP협의회도 입장을 발표하고 "지상파방송의 유료화가 PP사업자들의 방송수신료를 빼앗아 결국 지상파 독과점을 더욱 고착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며 SO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