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브레인은 특정 성분만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액체 혹은 고체 막을 뜻한다. 흔히 정수 및 해수 담수화 등의 용도로만 인식되지만, 신재생 에너지 분리소재 등 차세대 에너지의 핵심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고부가가치 멤브레인 기술은 미국 등 선진국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우리나라는 세계 멤브레인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다. WPM 다기능성 고분자 멤브레인 사업단은 국내 소재 산업의 취약한 기술력을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 멤브레인 소재 및 제조기술 분야에서 최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주관기관인 코오롱FM을 비롯해 5개 중소·중견기업, 8개 대학·연구소 등 총 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코오롱FM은 개발 총괄 역할을 맡으면서 연료전지용 멤브레인 개발도 책임지고 있다. 연료전지는 태양전지와 함께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사업단은 연료전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수년 내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다기능성 고분자 멤브레인 소재 사업단은 기획 단계부터 개발 기술 상용화를 고려해 핵심 기술 보유 기관과 수요 기업을 함께 참여시켰다. 수요 기업에 필요한 성능과 특성의 멤브레인 소재를 적시 개발하면 단순 연구개발 사업보다 훨씬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단은 개발해낸 기술 중 일부를 중소기업들에 이전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협력 기업들을 돕기 위해 인력 지원 및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사업단은 현재 150도 열을 견딜 수 있는 연료전지용 소재를 만들어냈으며, 세계 최초로 수처리용 친수성 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듀폰 등 글로벌 소재 업체들의 특허권을 극복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탠퍼드대·예일대·도쿄대 등 해외 유수 대학의 전문가 풀을 통해 컨설팅 인프라를 구축했다. 현재 진행 중인 2차연도 사업기간에는 400도 열을 견딜 수 있고 75%의 다공성을 보유한 내열 지지체와 0.12s/㎝ 성능의 탄화수소계 이온 전도체를 합성해 복합중공사막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20~50㎚의 기공 크기에 기공도가 25% 이하인 FO용 저저항 친수성 구조 지지체와 17~20bar 수준의 자극 감응성 유도용질 설계 기술도 확보하기로 했다.
사업단 참여 기관들은 지난해 15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18년까지 총 7355억원 사업화 투자에 나선다. WPM 사업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고부가 멤브레인 시장(20조2000억원 추정)에서 5조6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2100명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여창엽 다기능성 고분자 멤브레인 소재사업국장은 “멤브레인 소재는 성능·가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브랜드 파워가 관건”이라며 “국산 제품의 신뢰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민관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도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