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어제 SK그룹 지주회사인 SK홀딩스와 계열사인 SK가스 등 10여곳을 압수 수색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선물투자에 계열사 자금이 유용됐는지를 밝힐 증거 수집이다. 압수 수색 소식에 SK 주요 계열사 주식가격이 떨어졌다. SK텔레콤이 인수를 추진하는 하이닉스반도체 주식도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혐의가 말끔히 규명될 때까지 SK와 하이닉스 주식거래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걱정스러운 일은 이 일로 인해 하이닉스 매각이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조짐이 벌써 나타났다. SK텔레콤은 10일 하이닉스 인수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최회장과 임직원 소환 조사까지 하면 인수 계획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주가가 너무 올라 인수 부담이 크다고 보는 상황이다.
하이닉스 매각이 다시 미궁에 빠지면 곤란하다. 해외 투기 세력에게 헐값에 넘어갈 개연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하이닉스 인수에 3조원 정도를 쓰겠다고 나설 만한 다른 국내 기업이 없다. SK텔레콤이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여기길 바란다. 하이닉스를 인수해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국제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던 의지를 되새겨야 한다.
SK그룹은 “계열사 투자금을 최태원 회장이 유용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 조사에 잘 응해 의혹이 해명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불법 여부를 잘 가려낼 것이다. 다만, 검찰은 신속한 수사는 물론이고 그 결과와 기소 여부를 빨리 밝히는 게 좋겠다. SK뿐만 아니라 하이닉스까지 드리운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걷어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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