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크기를 3분의 1로 줄인 초미니 정수기로 미국과 일본을 뚫어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정수기는 환경 공해를 유발하는 냉각기(컴프레서) 대신 발열소자를 채택한 것이 기술 경쟁력으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열소자를 적용해 개발한 획기적 제품이다.
비엘아이(대표 서경아)와 연구기업 제너릭스(대표 최병규)는 기존 데스크형 정수기 대비 크기와 전력소모를 약 40% 줄인 초소형 냉정수기 ‘콜럼버스’를 이달 출시하고 시장몰이에 나선다. 컴프레서 대신 발열소자를 채택해 부피와 전력소모를 대폭 줄인 게 강점이다.
비엘아이는 정수기 OEM 사업 위주였으나 컴프레서 없는 초소형 냉정수기 출시를 계기로 자체 브랜드로 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양사는 콜럼버스 정수기 제조·판매에 긴밀히 협력해 국내외 시장 개척에 함께 나선다. 이미 일본과 미국에 총 3700만달러 규모 납품 계약을 맺었으며 연내 국내 시장에서 유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제너릭스와 함께 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미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일본의 경우 방사능 문제가 지속되면서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가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정수기 외에 초소형 얼음정수기, 제습기 등을 추가 개발해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제너릭스는 반도체 열전소자와 세라믹 기술을 접목한 MFC(초박형 액냉라디에이터 열 회로 방열 기술) 원천기술을 6년에 걸쳐 개발했다. 전기를 가하면 한 쪽 면이 차가워지고 반대쪽 면은 뜨거워지는 반도체 열전소자 특성을 활용해 컴프레서 대신 지속적으로 물을 냉각하고 온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콜럼버스는 기존 제품과 냉각 성능은 동일하면서 제품 전면 폭은 175㎜로 구현해 크기를 약 40% 줄였다. 냉수와 온수를 별도 공급하는 기존 정수기와 달리 단일 코크에서 1~75℃까지 사용자가 물 온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현재 일반 냉장고, 에어컨, 정수기, 자동차 등에 냉각 기능을 제공하는 핵심 부품으로는 컴프레서가 사용되고 있다. 압축 냉매가스를 사용하므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폐기 시 별도 처리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피와 무게를 차지해 제품 소형화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왔다.
서경아 비엘아이 대표는 “기존 정수기들은 성능과 외관이 거의 비슷해 이렇다 할 차별점이 없다”며 “‘콜럼버스’는 한계로 지적돼 온 내부 부품을 혁신해 제품 외관을 획기적으로 바꾼 제품이어서 소형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크게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너릭스는 비엘아이 정수기를 시작으로 MFC 기반 신 냉각기술을 냉장고 등 여러 제품에 접목할 방침이다. 최병규 제너릭스 대표는 “기술 개발 3년, 정수기 접목 기간 2~3년이 소요됐지만 그동안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통해 타 제품 접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컴프레서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기술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