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에 대한 아이들의 두려움 반영된 것"
최근 수년간 아동 성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성폭력에 대한 저학년 아동들의 관심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작성한 `유아·초중고교 성교육 실태조사 및 교사용·상담인력용 매뉴얼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성교육 시간에 배우고 싶은 주제로 가장 많이 꼽은 항목은 `성폭력 예방법`이었다. 초등학생 4명 중 3명이 이 주제를 선택했다.
이 같은 결과는 남녀 무관하게 동일하게 나타났다. 남녀 초등학생 각각 77.1%, 77.3%가 성교육 주제로 `성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춘기 몸과 마음의 변화`(51.2%)와 `평등하고 서로 존중하는 남녀관계(42.4%)가 그 뒤를 이었으며 `바람직한 이성교제와 사랑`(16.4%), `아기의 탄생과 부모되기`(12.8%)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폭력에 대한 관심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학교단위별로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성교육 시간에 `성폭력과 성범죄`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답한 중학생은 전체의 55.5%로 가장 관심이 높은 주제로 꼽혔으며 고등학생의 경우도 59%에 달했다. 가장 많은 고등학생이 배우고 싶다고 답한 성교육 주제는 `임신과 피임`(63.5%)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 결국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면서 나타나게 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학년보다 저학년 학생일수록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스스로 보호능력이 부족한 사회적 약자로서의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하 아동·청소년들의 성폭력 상담 건수는 442건으로 지난 2007년 이후 30~35% 증가율을 보이며 전혀 줄지 않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아동 성폭력은 수년 전부터 계속된 문제지만 최근 언론 등으로 통해 집중되면서 비로소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직접 가정에서 TV를 통해 성폭력 사건 등을 목격하면서 아이들도 공포를 느끼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9~10월 총 126개 초·중·고등학생 3천3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형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