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업계도 "카드수수료 내려라" 대규모 시위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내리는 문제를 놓고 카드사와 중소 자영업자가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주유소 업주들도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 생존권 사수를 위해 뭉친다.

한국주유소협회는 20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전국 주유소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궐기대회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협회는 전국 15개 지회에 공문을 보내 협회원들의 참석을 독려했으며, 1천500여명의 업주가 집회에서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궐기대회를 통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부담을 더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주유소 마진이 5~6%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1.5%나 돼 대책이 필요하다"며 "카드사는 유류가격 상승 시 동반 상승하는 수수료로 이득을 보지만 주유소는 고유가에 따른 소비감소와 카드수수료 부담으로 경영난이 심해진다"고 주장했다.

주유업계는 그동안 매출액 대비 1.5% 정률로 적용되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유류가격 인상에 따라 저절로 오르는 구조여서 기름값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며 수수료율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협회는 수수료율 인하 외에도 `가짜석유 처벌 강화`, `폐업주유소 철거비용 지원`, `농협주유소 혜택 폐지`를 구호로 내놓았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 주유소 폭발사고 등으로 문제가 된 가짜석유 유통을 근절하려고 정부가 과징금 상향 등을 내용으로 한 대책을 내놨지만 가짜석유 판매를 뿌리뽑으려면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역의 영세한 주유소를 살리려면 농협주유소의 면세유 판매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궐기대회는 고유가 시대에 정부의 이어진 압박, 비판적인 여론 등에 대응하려면 주유업계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주유소협회 주도로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기름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대안주유소 도입과 대형마트 주유소 확대 등의 정책을 내놓았고, 이에 협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반(反) 주유소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과천 집회는 주유소 사장들의 첫 번째 단체실력행사가 되는 셈이다.

다만 정부가 정책 구상만 밝혔을 뿐 주유소의 영업에 지장을 주는 내용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집회의 목적을 `정부정책 철회`보다는 `생존권 사수`에 뒀다는 것이 이번 집회를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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