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이 필리핀 도심을 밝힌다. 필리핀 주요 시 정부가 추진하는 가로등 교체사업에 국산 LED 제품이 채택됐다.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필리핀 마닐라시와 알바이주 산하 5개시가 진행 중인 LED 가로등 설치사업에 참여한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반도체가 LED를 공급하면 필리핀 현지 조명업체가 가로등 완제품을 만들어 시 정부에 최종 납품하는 것이다.
전체 사업규모는 약 500억원(조명 완제품 기준)으로 추산되며 이미 주요 장소에 시범설치를 마쳐 올 연말 마닐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품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반도체가 손잡은 현지 파트너는 이지에코LED코퍼레이션(대표 윤만영). 필리핀 6개 시 정부와 계약한 주체다.
필리핀 전기료는 우리나라의 약 3배에 달한다. 게다가 전력을 외국기업들이 독점하고 있어 값비싼 전기료는 정부에도 부담이다. 이에 지방자치제도를 시행 중인 필리핀 각 시는 전기료 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도시경관과 안전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구형 가로등을 LED로 교체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서울반도체의 필리핀 진출은 상당한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필리핀 가로등 교체가 이제 막 첫 발을 내민 사업인데다, 성공적으로 보급될 경우 필리핀 내 다른 지역은 물론이고 보안등이나 실내등까지 응용 분야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LED는 백열전구 대비 8분의 1, 형광등의 2분의 1 수준으로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김경식 서울반도체 상무는 “그동안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 조명용 제품을 수출했지만 이번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공급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알프레도 림 마닐라 시장이 안산에 위치한 서울반도체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인천광역시 자매·우호 도시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림 시장은 현지 관계자 및 언론인 30여명과 함께 사업 현황을 듣고 제조라인을 살펴보는 등 3시간 이상을 서울반도체에서 보냈다. 그는 “LED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마닐라 조명 개선에 협조를 당부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