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국내 기업용(B2B) 단말을 넘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SEA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모바일 B2B 시장 선점을 선언한 가운데 애플은 오히려 삼성의 ‘안방 공략’을 감행한 것이다. 소비자(B2C) 시장 왕좌 쟁탈전, 특허전쟁에 이어 B2B 시장 맞대결까지 양사가 전면전을 치르는 형국이다.
16일 정보기기 유통가에 따르면 애플은 ‘맥미니’ 서버 기반의 중소기업용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상품을 연내 내놓는다.
애플 B2B 총판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와 손잡고 아이폰·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와 애플 서버 간 연계를 통해 구성되는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며 “낮은 구축 비용으로 효율적인 모바일 오피스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소기업 B2B 시장에 소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기업용 솔루션은 맥미니 서버를 통해 유·무선(FMC)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업이 이를 도입하면 직원들이 회사 밖에서도 유·무선망을 통해 업무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 단말 중심으로 B2B시장을 개척해온 애플이 서버·모바일 단말·솔루션 등을 패키지로 판매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업체들과 협력해 패키지 비즈니스를 본격화한 것과 비슷하다.
애플은 기존 정보기기의 B2B 시장 공략도 확대할 전망이다. 현대해상·대우증권을 비롯해 금융·보험업계를 중심으로 그룹웨어나 영업지원시스템 구매와 함께 아이폰·아이패드를 대량 개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이패드는 일반 소비자(B2C)보다 B2B 시장에서 더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애플이 한국 B2B 시장 영업 구조는 독특하다. 디스트리뷰터에게 물량을 받는 ‘VAR(Value Added Resellers)’라는 총판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애플스토어 대신 ‘APR(Apple Premium Resellers)’를 통해 국내 일반 소비자 시장에 진출한 것과 유사한 대리 판매 형태다.
최근에는 애플이 이동통신사업자의 B2B 총판에도 VAR 인증을 부여하면서 모바일 B2B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한 VAR 인증업체 사장은 “일부 총판 업체들은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탑재 기술을 갖춰 VAR 인증을 받은 후, 자사 솔루션과 모바일 기기를 함께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애플이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보한 B2B 시장 규모를 2000억~3000억원 사이로 보고 있다. 아이폰·아이패드 등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확보한 매출의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동통신 기기는 모두 B2C 물량으로 잡히는 ‘착시현상’ 때문에 실제 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디스트리뷰터 업체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자만 판매가 가능한 아이폰과 3G 탑재 아이패드의 경우 B2B 영업으로 공급돼도 일반 소비자 판매분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12일 배포가 시작된 ‘iOS5’도 B2B 시장에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오피스를 고려하는 기업 IT 관리자에게 이전 모델인 아이폰3GS뿐 아니라 아이패드, 맥PC까지 하나의 OS로 호환되는 건 큰 장점”이라고 봤다.
<표> 애플 국내 기업시장 유통 구조
<표> 애플 글로벌 B2B 영업 현황(자료:10월 4일 팀 쿡 CEO 발표)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92%가 아이패드 도입 혹은 검토 중-미국 병원 중 80% 이상이 아이패드 도입 혹은 검토 중-1000여개 초·중·고교에서 아이패드 활용한 일대일 학습 운영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