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혹은 멋을 풍기는 분위기를 말한다.
어떤 사람이나 의상이 내는 느낌이나 분위기가 멋있고 감각적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보통 ‘간지 나다’의 형태로 쓰인다.
주로 외모를 묘사하는 표현이긴 하지만 얼굴보다는 전반적인 스타일이나 코디네이션에서 나오는 느낌을 말한다는 점에서 잘 생기거나 아름다운 것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너, 새로 산 악어 가죽 망토 간지 나는데!’ ‘우리 학교 킹카, 간지가 장난 아니야’ 등의 용례를 들 수 있다. 매우 멋있고 스타일이 좋아 간지가 철철 넘치는 경우 ‘폭풍 간지’라고 표현한다. 유사한 표현으로 ‘포스가 느껴진다’를 들 수 있다.
패셔니스타인 빅뱅 G-드래곤(본명 권지용)은 대담하면서도 개성 있는 의상을 센스 있게 잘 소화한다 해 ‘간지용’이란 별명을 얻었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에서는 판매되는 옷이나 구두의 썸네일 사진마다 ‘간지 작살’ 혹은 ‘간지 좔좔’이란 배너가 둘러 있다. ‘피팅 모델’과 함께 우리나라 온라인 커머스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간주된다.
이 말은 느낌을 뜻하는 일본어 ‘간지’(感じ)에서 유래했다. 본래 일본어 간지는 말 그대로 어떤 대상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방송이나 영화계에선 촬영 현장에 실제 같은 느낌, 혹은 감독이 원하는 현장 분위기를 내는 작업이란 뜻으로 쓰인다.
지나치게 말끔한 촬영 세트에 적당히 낙서를 하거나 살림살이를 어지럽혀 놓아 실제 사람이 사는 공간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을 ‘간지 낸다’라 한다. 소수의 전문 직역 종사자 그룹 내부에서만 쓰이는 독특한 일본식 표현이 점차 일반인에게 퍼지며 의미가 달라진 경우다. 어떤 경로로 이 표현이 퍼지게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생활 속 한마디
A: 안드로메다 애정 나눔 봉사회장 선거에 나가는데, 좋은 스타일 좀 추천해 주셔요.
B: 호피 무늬 모자에 은색 스틱을 짚고 검소한 이미지를 위해 구두 뒷굽을 떼어내면 간지 작살입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