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불황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다른 전략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기업들이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차별화된 시장 개척이란 공통점을 지녔다.
먼저 일진그룹 계열사인 루미리치. 2008년 설립된 이 회사는 내년 상장을 내다볼 정도로 LED조명 시장 내에서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세계 굴지 조명 기업과 거래를 시작했으며 국내 한 대기업과도 계약을 앞두는 등 LED조명 시장 내에서 굵직한 거래들을 잇단 성사시키고 있다.
지난해 연간 100억원 미만이던 매출은 올해 600억원 이상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루미리치는 조명 완제품을 고객사에 제공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략으로 일찍 사업 방향을 세운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립스, 오스람, GE 등 글로벌 기업들과 날선 경쟁 대신 파트너 관계를 맺어 실효를 거둔다는 전략적 선택이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루미리치 관계자는 “조명은 한 기업이 모두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한 품목만 잘 만들어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LED형광등 분야에서 세계적인 제조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전했다.
불황 속 주목 받는 또 다른 기업은 루멘스다. 전방 산업인 LED TV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실적은 현재 집계 중이지만 지난 2분기에 비해 매출은 5~10% 늘어난 800억원 중반대, 영업이익률도 6~7%로 추산된다.
많은 LED 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흑자를 지켜내는 건 독특한 사업 구조 탓이다.
루멘스는 LED 패키지만 직접 제조한다. 에피웨이퍼·칩 공정은 대만 에피스타·포에피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전 공정 수직계열화를 이룬 다른 기업과 달리 감가상각비 부담이 적어 요즘 같은 불황에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져 사업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루멘스 측은 “중국에서 새로운 고객사를 발굴하는 등 거래처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루멘스는 지난해 매출액 2459억원, 영업이익 244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00억원과 128억원을 기록, 매출에서 또 다시 기록을 갱신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3500억~3800억원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