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카다피 부인인데"…`독재자 피싱` 등장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로 물러난 독재자의 측근을 사칭, 숨겨놓은 재산을 투자하게 도와주면 한몫을 떼어주겠다며 계좌 정보나 보증금을 요구하는 신종 이메일 피싱이 등장했다.

이런 수법을 이용한 한 이메일을 살펴보면 발신자는 자신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부인이며, 가까스로 리비아를 탈출해 튀니지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자신이 카다피가 모아놓은 자금 250만달러를 맡길 `믿을만한 동업자`를 찾고 있는데 이 돈의 65%를 유망 업종에 투자해 주면 나머지 35%를 대가로 주겠다고 약속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前)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또 다른 이메일 발신자는 자신이 여성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혼란과 절망에 빠진 상태라고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며 이슬람 국가는 여성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도와줄 외국인을 찾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같은 수법은 전통적인 `선수금 사기`로, 통상 거액의 자금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메일로 수신자들에게 선불 보증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IT업계 관계자들은 권좌에서 물러난 독재자가 국외로 돈을 빼내려 한다는 거짓말은 현재 일어나는 사건에 바탕을 둔 것이라 더 그럴듯하게 들린다며 이미 이 같은 피싱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보안 블로거인 그래엄 클러리 씨는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 발발 이후 이런 `아랍의 봄 피싱` 사례를 수없이 봐왔다며, 사기에 속아 넘어가 거액의 돈을 잃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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