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비대칭에 피해 키워…기관ㆍ外人은 위험 회피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싸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날벼락이다.
정보력이 앞선 기관이나 외국인들은 각종 위험 징후를 미리 감지하고 주식을 투매해 대형 참사를 면한다. 이들이 던진 주식을 떠안은 `개미`들은 한순간에 투자금을 날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개미들의 이런 재앙은 기업 정보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게임의 룰이 실종된 탓이다.
최근 기업들의 증시 퇴출이 개인들이 몰린 코스닥시장에서 집중하여 발생했다는 점도 개미들의 화를 키운 요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5개 종목이 상장 폐지됐다. 히스토스템은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등을 사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세계투어와 케이에스알은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 지정 후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퇴출당했다.
씨모텍과 큐앤에스도 반기보고서 `의견거절` 등의 이유로 23일 자로 상장 폐지된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도 수두룩하다.
거래소는 21일 네프로아이티가 상장 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7일 안에 이의신청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일본 기업 최초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는 소액공모 청약증거금 149억원 횡령 사건을 일으켰다.
이날 에피밸리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유진데이타, 다스텍, 에스티씨라이프 등 현재 총 11개사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 종목이 퇴출당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에게 돌아간다. 기업의 위험 신호를 일찍 감지한 기관과 외국인들이 털고 간 주식을 대부분 개인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 중인 제일저축은행 사례에서도 정보에 어두운 개인들만 빈털터리 신세가 될 지경에 몰렸다.
모든 정보가 투자자들에게 공정하게 제공되지 않는 관행이 개인들의 피해를 키우는 주된 요인이다. 기업에 불리한 정보가 동시에 공유되도록 관리하는 공정한 게임의 룰이 실종된 탓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개인들이 크게 의지하는 회계 정보와 공시가 불투명한 것도 문제다. 투기성 종목에 무작정 뛰어드는 `묻지마 투자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박용린 정책제도실장은 "상장폐지가 늘어나는 현상은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고통의 과정일 수도 있지만,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으려면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부자 거래와 이상 거래를 솎아 내는 시장 감시 기능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도 우량한 기업들이 많다. 경영이 투명하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기업이 정확한 내부 현황을 투자자들에게 알리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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