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창조로 탈추격형 국가발전 업그레이드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은 2011년 9월, 새롭고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량생산을 이끌던 대한민국 IT의 전략적 한계는 이미 드러났다. IT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지도력 부재가 이어지면서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소프트파워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밀린 기업과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안철수 신드롬’은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열망을 반영한다. 그것은 ‘경제불안’ ‘IT산업 홀대론’ ‘포퓰리즘’ ‘소통부재’ ‘좌우 이념 편 가르기’ 등에 기인한다. 전적으로 MB정부, 여당과 야당, 그리고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안문석 고려대 교수는 산업발전 역사를 ‘성공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우리나라 IT는 하드웨어, 공급자 중심으로 성공했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융합과 참여·공유·개방이라는 이용자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 준비가 늦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이기종이 힘을 모아 ‘융합(컨버전스)과 잡종(하이브리드)’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순혈주의만 고집한다. 여당과 야당, 대기업과 중소기업, 보수와 진보, 정부와 민간, 서비스업과 제조업, 국산과 외산이 ‘잡종’처럼 섞이고 버무려져야만 파괴하고 다시 ‘다른 것’을 창조할 수 있다.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MIT 미디어랩 교수는 전자신문과의 창간 인터뷰에서 이를 ‘오믈렛 이론’으로 칭했다. 그는 오늘날을 “모든 것이 하나의 틀에 쏟아부어졌고 서로 협력해서 뭔가 이루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나로 섞일 때 ‘색다른 것(Others)’이 나온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창간 29주년을 맞아 ‘ONE IT(Open Networking Eco Innovation Trust)’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바로 융합과 잡종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ONE IT’는 △개방과 공유의 ‘오픈(Open)’ △협력과 상생의 ‘네트워킹(Networking)’ △친환경과 녹색 그리고 생태계의 ‘에코(Eco)’ △혁신의 ‘이노베이션(Innovation)’ △신뢰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트러스트(Trust)’를 의미한다. 사물·세계·인종·종교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사람·서비스· 기술·산업·정책·제도·이데올로기가 하나의 마당에서 묶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ONE IT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고 추동할 수 있는 원동력 그 자체다. IT로 대한민국과 세계를 하나로(ONE) 묶는 국가발전 전략이자 방법론이다.
ONE IT는 개방과 협업(공유)·참여를 정보기술(IT)을 이용해 하나로 묶어내는 세계 통합을 뜻한다. ‘비빔밥’처럼 이질적이고 다양한 문화와 기술을 하나로 섞어내는 대한민국 경쟁력의 핵심 요체다.
대한민국은 개방과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 산업과 경제, 그리고 정책을 하나로 섞어 독창적인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ONE IT를 통해 이전과 전혀 다른 혁신의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 구글과 애플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구글과 애플 그 이후’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임춘성 연세대 교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한 창조적·혁신적 역량을 확보하는 방법론이 바로 기업과 국가에서 ONE IT를 구현하는 것”이라면서 “ONE IT는 우리 모두의 나아갈 방향이며, 이제는 실천만 남았다”고 단언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