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를 가져온 늦더위가 꺾이면서 가을 문턱에 접어들었다. 낮 기온이 지난주보다 낮아지고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란 기상청 예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다.
환절기는 말 그대로 계절이 바뀌는 시기다. 환절기에는 새 계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지만 날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마침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환절기를 알려주려는 듯 일요일 하루 종일 기침을 해댔다.
환절기에 감기, 몸살 등을 겪는 것은 사람의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다. 우리 몸이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날씨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바뀌는 계절을 붙잡을 수는 없는 법. 환절기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우리 몸이 빨리 적응하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호흡기관의 힘을 키우고, 몸속 노폐물을 빼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얇은 옷을 여러 벌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환절기는 계절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정보기술(IT)업계도 요즘 환절기를 맞았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IT 산업 환절기에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이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도 면역력을 높이는 작업을 서두른다. 사업구조를 바꿔 체질을 개선하고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영양을 보충하기도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미리미리 환절기를 견딜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져놓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환절기가 예상된다. ‘안철수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내년 총선·대선 바람이 앞당겨지는 모양새다. 환절기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자칫 중요한 것을 간과하지 않을까 우려도 없지 않다.
19일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IT 분야 역시 컨트롤타워 재편, 산업경쟁력 강화 등 현안이 쌓여있다. 여야 간 기싸움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기초체력을 다지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