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국 동시다발적인 정전사태로 일부 은행 자동화코너가 오작동을 일으키고, 은행점포의 마감업무가 지연되는 불편이 빚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정전으로 417개 은행점포의 마감업무가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오후 7시 기준으로 304개 은행점포가 복구됐고, 113개는 복구업무 진행 중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회사들의 피해상황을 긴급 점검하는 한편, 정전이 16일 업무 개시 이후에도 계속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만전을 기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날 정전 사태가 번지자 긴급히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가동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UPS를 바로 가동한 덕에 특별한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전산센터에도 예비 전력이 가동되므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은행은 48시간 정도 가동 가능한 UPS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은 점포 외곽 먼 곳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정전으로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상황에 따라 대처했다.
한국거래소(KRX)는 자가발전시설을 갖춘 데다 충분한 용량의 UPS를 확보해 정전이 발생해도 IT 인프라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30여개 금융사 원장을 보유한 코스콤도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자가발전시설과 UPS, 백업센터를 갖춰 정전에 대비했다. 특히 거래소는 전기 공급이 영등포와 노량진 양쪽에서 제공돼 한곳에서 문제가 생겨도 다른 곳에서 전원을 제공 받는 구조다.
대학들은 정전사태로 인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가톨릭대·전남대·부산대 등 전국 40여 곳이 이날 원서접수를 마감할 예정이었지만 상당수 대학이 마감일을 연장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전국 회원 대학에 “정전으로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특히 이날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 대학은 마감을 하루 또는 반나절 정도 연장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서울 강남지역 등 일부 병원에서도 정전으로 혼란이 발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정전이 되자마자 UPS가 가동되면서 환자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민·박창규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