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창업 활성화에 적극 나선 가운데 상당수 지자체들은 오히려 창업 지원 예산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전국 16개 시도 청년창업 예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편성하지 않은 지자체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9곳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와 부산시는 지난해와 비교해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감소폭이 미미했지만 강원도와 광주시,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라남도는 지난해 대비 30%가 넘는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충청북도는 지난해 예산 21억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경상남도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청년창업 지원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다.
청년창업 예산을 삭감한 지자체들은 한결같이 어려운 지방재정 때문에 관련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는 행정안전부에서 지역상생발전기금이 내려와 예산을 넉넉하게 편성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행안부 지원이 없어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경기침체로 지방재정도 어려워 자체 예산 편성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지역상생발전기금은 행안부 지원 자금이 아닌 지방비”라며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어떻게 쓰는지는 지자체의 몫으로 행안부는 청년창업 예산 편성을 권고할 뿐 직접적인 자금지원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자체 스스로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청년창업이 아닌 다른 사업에 사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자체 예산 삭감에 따른 불이익은 고스란히 예비청년창업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지원 대상자가 줄어든 것은 물론 지원 내용도 후퇴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10억원 예산으로 33명의 예비 청년창업자를 지원했지만 올해는 6억원 예산으로 30명만 지원한다. 지난해 1인당 최대 지원 예산은 30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최대 1500만원으로 줄었다.
청년창업프로젝트 운영기관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 규모를 고려할 때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을 위해선 1인당 10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이보다 크게 부족한 750만원 수준”이라며 “청년 창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선 지자체의 꾸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표]16개 시도 청년창업 예산 현황(단위:억원)
(자료: 각 지자체)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