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앱에 SNS까지 심의하겠다고?

"시대 역행"...더 큰 역풍 맞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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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심의를 추진한다. 박만 방통심의위원장이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이 방침과 아울러 10월 말 조직 개편에서 종합편성채널과 함께 앱 심의 팀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6일 발표한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KISDI는 앱이 ‘방송’이고 편성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앱 장터가 ‘채널’이고, 개별 앱은 ‘프로그램’, 또 장터 안에서 앱을 배열하는 게 편성 행위라는 설명이다. 이 논리대로 하면 앱 장터를 운영하는 애플, 구글, SK텔레콤, 삼성전자도 방송사업자인 셈이다.

 스마트미디어 시대가 왔으니 기존 방송 정책을 손보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아직 개념이 정착하지 않았다. 규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법적 근거도 없다. 이런데도 일단 규제부터 하겠다고 한다. 황당하다.

 SNS까지 심의하겠다는 시각은 더욱 어처구니없다. 트위터에 올리는 글도 심의 대상이란 말인가. 이런 식이라면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 내용도 심의해야 마땅할 지경이다.

 시대 역행이다. ‘표현의 자유’ 보장과 산업 발전을 위해 방송 심의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완전한 민간 자율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날로 거세다. 이 판국에 앱과 SNS까지 심의하겠다고 한다. 혹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시점이 그렇다. 정치권은 ‘안철수 신드롬’으로 인해 스마트 미디어와 SNS의 정치적 위력에 지레 겁을 낸다.

 방통심의위는 얼마 전, 대통령욕설 트위터계정을 차단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앱과 SNS 심의 추진으로 방통심의위가 폐지론과 같은 더 큰 역풍을 맞지 않을까 정말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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