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 일명 `야동(야한 동영상)`을 유포한 사람을 정보통신망법이 아니라 저작권법 위반죄로도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 동안 포르노 등 국내외 해외 성인물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의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을 하거나, 불법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해 아예 사법당국이 각하 처리를 해 왔다.
7일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신우정 판사)은 음란물을 인터넷 파일 공유사이트에 올린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로 기소된 최모(28)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는 최근 애니메이션 음란물 8만2500여개를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었다.
재판부는 자료에서 "음란물 창작자에게도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인터넷에 유포한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저작권 침해죄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고소가 없을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상습성을 띠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고소 없이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성지호)도 지난 7월 정모(37)씨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죄를 적용해 1심과 같이 벌금 300만원, 추징금 1176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은 저작권침해죄가 피해자의 신고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親告罪)이지만, 상습성이 인정되면 신고 없이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성인물들이 저작권 보호 없이 해외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경우가 많아 유사한 사례에 대한 판결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동안 음란물을 만들거나 유통하는 것 자체가 국내에서는 불법이기 때문에 저작권자가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저작권 침해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검찰이나 경찰은 그 동안 음란물 대량 유포자에 대해 저작권 침해죄가 아닌 음란물 유포죄로 기소하거나 수사를 해 온 상황.
이와 관련 일부 언론들은 "이번 판결로 `야동`을 대량 유포하는 사람들은 종전보다 강한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음란물 유포죄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저작권 침해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지난 2009년에는 한국 네티즌들이 해외 포르노 제작업체로부터 저작권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고소당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포르노는 저작권을 보호할 의무가 없다"며 각하의견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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