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 기업이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R&D를 통해 성공한 국내 기업’으로 손꼽은 것은 ‘삼성전자’다. 현대자동차도 물망에 올랐다. 해외 기업으로는 애플과 GE 등이 거론됐다.
IBM GBS, 삼일PWC, 액센츄어, 언스트앤영, 삼정KPMG 등 컨설팅 기업은 삼성전자, 애플, GE 등을 좋은 사례로 꼽은 이유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자체적 ‘혁신에의 의지’가 높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가 R&D 혁신 앞서=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효율적 R&D를 하고 있는 기업을 꼽으면서 삼성전자를 가장 먼저 지목했다.
액센츄어는 “삼성전자는 액센츄어가 제시하는 R&D 전략을 성공적으로 만족시키고 있고, 그 결과 기술 측면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 및 유지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행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또 개발된 기술을 통한 빠른 시장 표준화를 이끈다는 점 등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반도체는 매년 천문학적 투자를 통해 하이닉스를 비롯한 해외 반도체 기업 대비 1~3세대 이상 앞선 미세 공정으로 시장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역시 삼성전자를 꼽은 삼정KPMG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R&D에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급 인재에 대한 투자와 성과 위주 R&D 체계, 그리고 개발된 신제품의 세계 동시 론칭이 가능하도록 사슬처럼 연계된 빠른 공급망관리도 삼성전자의 R&D 전략을 뒷받침하면서 시장 확대에 불을 지폈다.
유일하게 현대자동차를 지목한 삼일PWC는 최근 급성장하는 현대차그룹에 있어 R&D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일PWC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시장에서 품질·가격측면에서 저가 제품으로 인식되던 현대차가 선진국에서도 품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인지도 급성장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 배경에 R&D가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완성차의 핵심부품인 엔진, 트랜스미션 등에 있어 우수한 품질력을 확보하게 된 배경에는 오랜 기간 지속적인 경영진의 관심과 투자가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 중엔 애플·GE 등이 꼽혀=글로벌 컨설팅 기업이 혁신적 기술 개발을 통해 효율적인 R&D를 하는 기업으로 애플과 GE를 꼽았다.
삼일PWC는 애플을 꼽은 배경으로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이 기업의 성과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삼일PWC 관계자는 “터치스크린 중심의 유저인터페이스(UI) 방식이나 감각적인 디자인은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R&D 혁신은 CEO와 특유의 리더십이 이끄는 조직 문화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일PWC 관계자는 “애플의 성공은 경영자의 혁신 의지와 혁신에 친숙한 조직문화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의적 사고 방식으로서 ‘에코이미지네이션(ecoimagination)’을 주창한 GE도 좋은 사례로 꼽혔다. GE를 꼽은 삼정KPMG는 친환경 기술 개발 등 분야에서 GE의 R&D 혁신을 높이 평가했다.
GE가 자체적으로 ‘벽 없애기’라 불렀던 시도는 실제 많은 기업에게 영향을 끼쳤다. 대다수 기업들의 만연하던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을 깨고, 새로운 것을 개발한 사람뿐 아니라 어디서든 훌륭한 아이디어를 찾아내도록 했다. 콜센터를 혁신하면서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곳이 고객, 타 부서거나 어느 다른 기업이라도 상관치 않고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이런 시도들은 제품 개발뿐 아니라 GE의 생산 공급망관리(SCM)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한편 IBM GBS는 자사인 IBM이 R&D 경쟁력을 가진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실제 IBM은 1500억 달러 이상을 R&D에 투자해 75000건 이상의 미국 특허를 취득하고 IBM 직원 중 5명이 노벨상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쟁력 요인이 ‘개방’이라고 설명한 IBM GBS 관계자는 “전 세계 10곳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앞서 개발 및 발전시키며 개방형 표준 정의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M 연구소는 나노 기술, 심층 분석, 인터넷의 지속적 발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정부 기관 및 기업들과 장기적 협업을 진행 중이다.
<표>글로벌 컨설팅 기업이 꼽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실시, 성공한 기업’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