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던 모태펀드 자금이 재검토를 거쳐 다시 책정될 전망이다. 규모는 700억원에서 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 정부당국에 따르면 국회에서 최근 열린 당정협의에서 정부 모태펀드 예산안을 반영키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규모는 700억원 수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은 주로 스타트업(Start-Up) 등 창업기업에 집행된다.
민주당측도 별도 모태펀드 예산 반영을 적극 검토중이다. 정부 예산안에 반영이 안 되더라도, 국회 차원에서 편성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민주당은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지식경제위원회 예산소위에서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검토결과 모태펀드가 제2벤처 붐을 이끌고 있고, 앞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2012년까지 1조6000억원을 모태펀드에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모태펀드 재원 현황>(단위:억원)
*자료:한국벤처투자
◆뉴스의 눈
모태펀드는 2005년 1701억원 재원이 조성된 이래, 매년 적게는 800억원(2008년)에서 많게는 4380억원(2009년)이 만들어졌다. 모태펀드는 벤처캐피털업체·연기금 등과 매칭으로 벤처펀드를 결성, 벤처기업으로 흘러들어간다. 지난해까지 1조2691억원 재원으로 4조8268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만들었다. 지난해 벤처 붐 이후 처음 1조원 이상 벤처투자가 이뤄지는데 현격한 공을 세웠다. 올들어서도 7월까지 7914억원 벤처투자가 이뤄졌다.
모태펀드 재원 조성은 업계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밝힌 올해까지 7년간 1조3000여억원 모태펀드 출자 예산은 적지 않은 규모다. 올해와 내년 700억~1000억원 회수규모(한국벤처투자 추정)도 모태펀드가 돌아가는데 크게 일조할 수 있다. 하지만 ‘제2의 벤처 붐’과 ‘스타트업 창업’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대비 벤처캐피털 투자비율은 0.09% 수준에 불과하다. 벤처 강국인 미국(0.17%), 이스라엘(0.45%)을 크게 밑돈다. 업계가 2조원 수준의 모태펀드 규모를 요구하는 이유다.
국내 벤처생태계가 취약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엔젤투자가 없고 인수합병(M&A)시장이 미미하다. 그 빈자리를 벤처캐피털이 채우고 있다. 안정적인 모태펀드 재원 마련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달리 민간에서 자발적 벤처투자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며 “정부 예산 지원은 벤처와 창업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