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자동차·금융·유통·서비스 등 산업간 벽을 허문 기업들의 네트워킹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IT 기반 네트워킹을 통해 실시간기업(RTE)이 되고자 하는 기업들의 요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IT를 매개로 첨단-전통 산업 네트워크 가속=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과 전자 산업의 결합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공략을 강화하는 이종 기업 간 네트워킹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올 상반기 현대자동차는 삼성전자·LG전자와 차량 시스템 제어에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를 활용하기 위해 제휴를 맺었다.
가전 산업의 ‘N스크린’ 기술은 자동차 산업에도 응용됐다. 삼성전자의 스마타패드에서 보던 화면을 현대차의 스마트기기 화면에서 이어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차량 내에서 스마트폰과 테더링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영화·TV 콘텐츠를 차량 내 스마트패드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생활 속 소통 방식을 바꿔 놓았듯 자동차 산업과 전자 산업이 결합해 생각지도 못한 부가가치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KT가 공동으로 추진한 유비쿼터스 스마트 자판기 사업도 하나의 예다.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디지털로 움직이고 신용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다. 전면에 터치기능이 있는 LCD를 장착해 동영상 광고도 가능하고 앱 등을 통해 양방향 네트워킹할 수 있다.
이종 산업간 융합을 통한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 간 네트워크 혁신은 전 산업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철강·조선 산업과 첨단 산업간 만남은 전통 제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포스코 등 기업들은 올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전자태그(RFID)를 업무와 공장에 접목, 생산성 향상 작업에 한창이다. 모바일 기기는 작업자와 작업자 간 소통 역량을 배가하고 있다. 넓은 공장에서 서로 불필요한 공간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집·관광지·농장과 IT가 만나 ‘똑똑한 네트워크’=가정 내 다양한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기기제어 및 에너지관리, 정보 공유를 제공하는 ‘홈네트워크’ 기술도 상용화 확대일로에 들어섰다. 스마트TV 보급과 함께 TV를 보면서 조명, 난방, 가스를 조절하고 방문자 확인 및 문 열기 등을 리모컨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집안 네트워크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RFID 등을 활용해 관광객들의 여행을 돕는 기술도 확산되고 있다. RFID 태그를 관광지 주요 지점에 부착해 관광객이 모바일 단말기에서 관광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안내자나 통역사 없이도 똑똑한 관광을 할 수 있게 된다. 부산시 ‘투어 가이드’, 서울시 ‘유투어’ 등이 그러한 사례다.
사마트패드를 이용해 농장의 작물재배를 원격으로 할 수 있는 ‘도심 속 농부용’ 기술도 출현했다. 사람과 농장을 이어준 것이다.
KT의 ‘올레 스마트팜’이 대표적이다. CCTV로 모니터링하면서 농부에게 보여주고, ‘영농일지’ 메뉴를 통해 작성된 재배정보를 앱으로 서로 공유할 수 있다. KT는 이를 농업 전문자료와 연계해 작물별 재배지식 DB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종 산업간 네트워크가 가져올 새로운 지식 재산의 창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형 네트워크 도시’를 표방하는 u시티 사업은 SW, HW, 통신, RFID 등 첨단 IT와 서비스를 주거, 경제, 교통, 시설 등 도시의 구성 요소에 접목시켰다. 도시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국토부는 올해 서울시 은평구와 경기도 안산시 등을 대상으로 u시티 시범 도시 사업을 추진한다.
◇병원·교육 현장에도 ‘네트워크’ 혁신=대학·학원 등 교육 현장에서도 강의자와 학습자가 네트워킹 방식을 바꾸는 융합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보급이 확대되면서 강의실 안팎 양방향 네트워크를 활용한 ‘모바일 러닝’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연세대 등 대학들은 올해 학생용·교수용 앱 등을 통해 강의용 모바일 솔루션 개발을 하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향후 10년 후면 종이 한 장 없이 스마트패드 만으로 서로 교류하면서 강의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교실 뿐 아니라 병원의 진료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데스크톱 가상화(VDI)와 모바일 기술 등과 결합해 환자와 의사간 소통 방식이 바뀌었다. 의사가 스마트패드를 들고 다니며 환자에게 수술 결과를 보여준다.
u헬스케어 사업 등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병원에 내방하지 않고도 진료받을 수 있는 시대도 열리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아이폰을 이용해 ‘욕창’ 환자들을 위한 u헬스케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다양한 u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의미있는 결과 도출도 기대된다.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기기로 진료 및 수술 결과를 보여주면서 병원 내에서도 환자와 병동 중심의 ‘찾아가는’ 진료가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