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최근 세계 IT 시장에 불어 닥친 생태계 조성 경쟁을 한마디로 표현한 단어다. 모든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기를 연동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생태계 조성 경쟁은 거실로 옮겨 붙었다. 애플과 구글이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돌했다면 홈 엔터테인먼트의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TV에서 애플·구글뿐만 아니라 TV 제조사인 삼성·LG·소니까지 가세했다. TV 제조사들은 아이튠스·앱스토어 같은 고유 서비스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나아가 스마트TV용 OS를 자체 개발해 애플·구글과 맞경쟁한다는 야심도 품고 있다.
각 기업들의 생태계 주도권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동일 플랫폼을 적용한 기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이종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플랫폼 이동은 사용자에게 비용과 시간을 요구한다. 특정 플랫폼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종 플랫폼 간 장벽은 높아진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크고 건강한 생태계를 확보한 기업은 점점 세력을 확장하게 된다.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악순환을 거듭하며 뒤처질 수밖에 없다.
생태계 중요성을 절감한 세계 IT 기업은 스마트가전, 스마트TV 등 새로운 시장에서 기술·서비스 생태계 선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기술 표준 진영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사 모든 기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를 위해 개발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