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2일(현지시각) 개막하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1)를 통해 각각 ‘바다 운용체계(OS)’와 ‘3D’ 글로벌 생태계 확산에 집중한다.
최근 IT업계 경쟁은 개별 기업 간 대결이 아닌 생태계 구축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OS를 무기로 스마트폰·TV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삼성과 LG 역시 우군 확보를 통한 생태계 확대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IFA에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대거 참가한다. 삼성과 LG는 대형 전시회를 기회 삼아 주요 기술과 제품을 공개하는 한편, 생태계 확대를 위해 여러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IFA를 통해 ‘바다 OS’ 생태계 확산에 주력한다고 31일 밝혔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를 바다 OS로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우군 확대를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것이 ‘바다폰’ 사용자를 늘리는 것이다.
애플이 모바일과 PC, 스마트패드를 아우르는 강력한 통합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아이폰의 폭발적 판매량이 기반이 됐다. 바다 OS의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아직 2%에 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바다 OS 버전인 ‘바다 2.0’을 탑재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웨이브3’를 비롯한 3종의 바다폰을 IFA에서 한꺼번에 공개하며 사용자 저변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바다 OS 기반 모바일메시징서비스 ‘챗온’으로 타 OS 스마트폰과 그동안 막혀 있던 SNS를 가능하게 했고, 스마트TV 등 하드웨어 플랫폼도 확대해 바다 OS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시부스 중 바다 스마트폰은 전체 15%의 비중을 차지한다.
LG전자는 OS보다는 ‘3D’ 생태계 확보에 집중한다. LG전자 편광필름패턴(FPR) 방식 3DTV는 국내와 중국에서는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 유럽·미국시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IFA에서 TV와 모니터, 노트북, 홈시어터, 스마트폰까지 3D 풀 라인업을 내세워 유럽지역 FPR 3D 우군 확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FPR 방식 3D 안경 10만개를 베를린에 공수했다. IFA에 맞춰 SBS콘텐츠허브와 제휴를 맺고 아시아는 물론이고 최근 유럽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팝’ 3D 콘텐츠도 공개한다. LG전자는 IFA 기간 동안 주요 TV제조사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업체와도 다각도로 연계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이 속한 생태계의 주도권 강화를 위한 세계 IT기업 간 합종연횡과 경쟁이 격화되는 시기”라며 “기업들이 밀집하는 IFA기간 동안 기업 간 결합과 연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