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스템LSI 부문에서 올 상반기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퀄컴을 처음으로 제치고 상위 6위로 뛰어올랐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동안 관련 부문 매출이 전년도에 육박하는 45억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70% 성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까지 이 부문에서 10위권 밖에 맴돌던 삼성전자가 내년 톱3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스템LSI 전문업체 매출을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가 미국 퀄컴을 처음으로 넘어서 세계 6위에 올라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 매출은 25억4700만달러로 같은 기간 퀄컴 매출 32억2800만달러에 비해 6억8000만 달러가 뒤졌었다.
올 상반기 주요 시스템LSI 업체 매출은 인텔이 238억900만달러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대만 TSMC가 74억3200만달러로 수년째 2위를 고수했으며 미국 TI(63억9900만달러), 일본 르네사스(55억7500만달러), 유럽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50억5300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퀄컴을 매출에서 넘어선 것은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 상반기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부문에서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애플에 공급하면서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고화소 CMOS 판매 확대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 시스템LSI에도 30나노급 공정을 도입, 1.5㎓급 쿼드코어 AP ‘셀룩스’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후반에는 20나노급 미세공정으로 전환, 쿼드코어 AP를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오스틴에 시스템LSI 팹을 신설한 이후 하반기 북미시장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미세공정 확대로 내년에는 기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용 AP시장에서 윈도8 노트북용 CPU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중반 이후에는 그동안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인텔을 위협하는 강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12인치 신규 팹을 증설하면서 한 단계 도약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3분기께 전력용 반도체 사업까지 진출, 내년 이후에는 세계 시스템LSI 부문 3위권 진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표> 시스템LSI 주요 업체별 연도별 매출 추이(단위:백만달러)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