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예비 창업자들의 열기 가득한 창업 아이템 발굴 캠프

 “(영양소를 고루 갖추고 있어서) 정말 밥만 먹고 살 수 있는 쌀을 개발하겠습니다. 이 쌀을 기아에 시달리는 난민에게 구호물자로 제공한다면 기업의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공익적일 것입니다. 이런 제 사업 아이템을 검증받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 박재홍(예비창업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또 작은 병원들은 홍보나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처럼 병원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만들면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이 모델을 가다듬기 위해 캠프에 왔습니다.” - 김동현(대학생)

 

 지난 25일 경기도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에서는 ‘도전! 창업 아이템 발굴 캠프’가 열렸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송종호)이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막연한 창업 구상을 가진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해주기 위해 기획됐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실제 창업 이전 단계에서 교육함으로써 창업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창업 성공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사실 창업한 기업들이 생존하기란 쉽지 않다. 통계를 보면 창업기업 3곳 중 1곳은 3년 안에 문을 닫는다. 5년을 생존하는 기업은 2곳 중 1곳이 채 안된다. 10년 동안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는 4곳 중 1곳으로 줄어든다.

 그나마 제조업과 첨단기술업종 창업은 3년간 생존한 비율이 85%를 넘고, 10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도 50%에 가깝다. 정부가 기술 기반의 창업을 장려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창업 아이템 발굴 캠프는 최근 부쩍 높아진 창업 분위기를 반영하듯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수백 명의 참가 문의가 이어졌다. 캠프가 목요일부터 2박3일 합숙으로 열려 일정상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인데도 80여명이나 연수원에 입소했다.

 참가자들의 연령과 직업도 다양했다. 20대와 30대가 가장 많았지만, 40대 이상의 장년층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직업은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앳된 대학생부터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 직장인, 연구원 등이었다. 이미 IT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CEO라는 이색 참가자도 있었다.

 교육내용은 참가자들이 보유한 창업아이템을 고도화하고, 창업과제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예비 창업자의 사업모델을 창업사관학교 각 분야 전문가들이 검증해 창업 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 발견도 도와준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에 대한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고취하는 것도 주요 목적이다.

 교육내용을 요약하면 강의나 강연처럼 딱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교육은 전혀 달랐다. 처음부터 참가자들의 개인과제 발표로 시작해, 팀 구성, 팀 프로젝트 수행 등으로 진행했다.

 행사가 시작되고 나서 자신의 창업 아이템을 1분 스피치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 스피치에 28명이나 나섰다. 발표를 모두 듣고 나서 참가자들이 28개 아이템에 대해 투표를 했다. 여기서 8개 과제를 채택하고, 과제별로 실제 창업 준비까지 이어가는 과정을 함께할 팀을 구성했다. 앞에서 소개한 ‘스마트 쌀’(박재홍)과 ‘병원정보 웹사이트’(김동현)가 1위와 2위로 뽑힌 아이템이다.

 구성된 팀들은 사업모델 분석, 시장분석, 마케팅 계획 수립 등의 과정을 거쳐, 사업계획서의 틀을 함께 만든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창업 준비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다.

 각 과정 사이사이에는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정상훈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장, 문진수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장, 박성연 크리베이트 대표 등 성공한 선배 창업자와 전문가들이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강연도 진행됐다.

 2일간 함께 작업한 팀들은 마지막 날 벤처캐피털 대표와 학계 교수진 등으로 구성된 심사평가단 앞에서 최종 발표를 한다. 여기서 창업 아이템이 적정한지, 준비과정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 등의 조언을 듣는다.

 특히 마지막 날 최종 발표에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소해 있는 초기기업 10곳도 함께 발표한다.

 김근영 중진공 부장은 “함께 발표하는 10곳은 더 오래 준비했고, 실제 창업한 기업들이어서 준비가 된 회사들”이라며 “10개 기업 중 실제 투자로 연결되는 기업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동시에 캠프에 참가한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창업을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자극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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