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변수에 한 주간 지수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고용이 개선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지난 17일 장중 19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18일 전해진 제조업지수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말을 앞두고 115.7포인트(6.22%) 하락하는 폭락을 맛봤다. 코스닥도 19일 급락하면서 나흘간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닥은 476.55포인트로 전주대비 보합 수준에서 마감했다.
업종 중에선 수출 비중이 높은 IT, 화학 업체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 주가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70만원대 아래로 내려가면서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하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100조원 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 2009년 7월 23일(마감 기준) 이후 처음이다. LG전자와 하이닉스 역시 한주간 각각 15.12%, 25.01% 하락했다.
시장이 맥없이 무너진 것은 두려움이 극도로 증폭된 결과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나타내는 이른바 `공포지수`가 급등했고 우리나라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다시 급등했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 세계 경제가 동반 추락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인 8월9일의 1,684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경기둔화 우려는 있지만, 미국의 더블딥이 현실화되거나 금융시스템이 붕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은 이번 주말(26일)로 예정된 버냉키의 잭슨홀 연설에 주목할 전망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버냉키의 잭슨홀 이벤트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지수는 위, 아래로 크게 출렁거리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주 국내외 경제지표 가운데에는 미국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의 안정 여부에 주목해야 할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