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제3차 가상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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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금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파괴되어 가는 ‘제2차 가상 혁신’ 시대로 접어들었다. 스마트 모바일, 증강현실, 홀로그램, 3D 입체, 초고속 3D 네트워크 기술, 위치 추적 기술, 인공지능, Virtual Reality, 클라우딩 컴퓨팅 기술, 유비쿼터스 기술이 급속히 융합되면서 향후 10년 이내에 ‘현실이 가상으로 흡수되고, 가상은 현실로 탈출하면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2013년경이면 피처폰이 완전히 사라지고 2016년경이면 전통적인 데스크톱 PC가 사라진다. 2017년이면 그래핀 소재 같은 것을 활용한 마음대로 구부려지고 접히는 디스플레이가 활성화(2014년이면 상용화가 가능) 되고 2016년경에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이 도입된다. 2020년 즈음에는 홀로그램 모니터가 사용되는 변화들이 나타날 것이다.

 변화가 완성되고 나면 곧 바로 ‘제3차 가상 혁신’이 시작된다. 제3차 혁신은 지구 자체가 컴퓨터가 되면서 인간이 컴퓨터 속에 사는 매트릭스 세상, 내가 공간이나 사물·사람을 찾아가는 시대가 아니라 정보·사물·사람·공간 자체가 알아서 스스로 내게 찾아오는 시대가 된다. 가상이 현실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인텔리전트 3D 가상공간 안에 존재하는 가상의 정부·정치·회사·학교·사회가 주도적인 세력이 된다.

 문제는 이런 과정 속에서 정보기술(IT)산업 영역에서 다양한 제품이나 사업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년 이내에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PC·휴대폰·아이패드·TV와 같은 전통 단말기가 사라진다. 전통적인 컴퓨터 기능을 뛰어넘는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서 그 형태 또한 종이재질이냐 단단한 유리재질이냐, 플렉시블한 필름 같은 재질이냐 차이만 존재한다. 한 회사가 다양한 사이즈를 기기를 다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기능만 구현하기 위해 필요했던 하드웨어 제조사는 다 사라질 것이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검색엔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일단 IT기업의 평균 수명은 10년 정도에 불과하다. 즉, 길어도 10년 이내에 IT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혁명이 일어나거나 혁신적인 게임 체인저가 등장해서 기존의 승자들을 처참하게 무너뜨린다. 이런 IT비즈니스 사이클로만 보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T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나 다음은 향후 1~2년 이내에 생존을 담보로 하는 급격한 변화를 요청 받게 된다. 혹은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로 무장한 강력한 게임체인저의 등장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내가 접속을 하지 않아도 정보(가상 공간)가 스스로 알아서 나에게 접속해 오는 시대가 되면 우리는 더 이상 검색엔진이나 포털의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면 현재와 같은 모습의 포털이나 검색엔진은 유즈넷, 텔넷, FTP 등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조차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과거 천하를 호령했던 네스케이프, 야후 몰락을 경험했다. 현재 지난 10여년 동안 세상을 호령했던 이메일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똑똑히 보고 있다. 심지어 컴퓨터 황제로 칭송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휘청거림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KT·LG유플러스나 SKT도 지금처럼 유무선 전화 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여기고 계속 간다면 10년 이내에 망할 수 있다.

 제3차 가상혁신은 ‘소통의 방법’에도 변화를 몰고 온다. 이미 유무선 전화는 소통의 절대강자의 자리를 내놓고 사양 산업이 되었다. 이동통신 서비스도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전화 서비스 산업의 핵심은 인구다.

 인구가 줄면 함께 주는 것이 전화 서비스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2018년을 정점으로 2050년까지 최소 600만명에서 최대 1000만명 줄어든다. 그리고 2028년이 되면 50세 이상 은퇴자가 2700만명을 넘어선다. 즉 고객 숫자도 줄고 그들의 지갑도 준다는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전화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고 통화료도 무료인 서비스 등장은 전화번호를 눌러서 통신요금을 받는 유무선 전화 회사에게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거대한 공룡기업들이기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도 쉽지 않다. 이들은 통신 서비스를 무료나 혹은 무료에 가깝게 제공해도 된다. 광고나 콘텐츠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전화 서비스에만 의지하는 통신 산업은 석유시대의 몰락과 같이 몰락할 것이다. 물론 부의 재편도 이를 곧 바로 뒤따라갈 것이다.

 최윤식 미래학자,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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