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줄이고, 대만은 늘리고"…대형 LCD기업 생산 대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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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LCD 공급 과잉 및 패널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대만 LCD 업체들의 생산 전략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 들어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가 감산에 적극 나선데 반해, CMI와 AUO는 생산량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등 신흥국 매출 비중이 높은 대만기업들이 글로벌 재정위기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만 업체인 CMI는 지난달 LCD 패널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CMI 패널 생산량은 246만㎡(면적기준)로 전달(241만㎡)에 비해 1.8% 상승했다. 우리나라와 대만 LCD 업체를 통 털어 지난달 패널 생산량을 늘린 업체는 CMI가 유일했다. 또 다른 대만 업체인 AUO는 175만㎡를 생산, 전달에 비해 2.8% 감소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큰 폭의 감산을 단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한 달 만에 패널 생산량을 무려 20% 이상 줄였다. 이 업체는 지난달 245만㎡를 생산, 전달(317만㎡)에 비해 22.7%나 감소했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도 지난달 317만㎡를 생산, 전달에 비해 8.9% 생산을 줄였다.

 우리나라 LCD 업체들이 큰 폭의 감산을 감행한 것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 수요 부진의 여파가 대만 업체들보다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고객사는 글로벌 상위 TV업체에게 집중돼 있지만, 대만 LCD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중국 등 신흥 시장 비중이 크다”며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금융 위기 여파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이유와 함께 성수기를 앞두고 패널 재고 조정 및 판가 상승을 위해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서 감산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 및 LCD 모듈 전 단계인 셀(Cell) 판매 비중이 큰 대만 업체들은 이와 상관없이 공격적인 생산에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만 LCD 업체들의 생산 확대는 지난 2분기에 많이 내려간 가동률을 다시 회복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며 “한국과 대만 LCD 업체들의 엇갈린 생산 정책으로 하반기 패널 가격 상승 및 시황 회복이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및 대만 LCD 업계 월별 패널 생산량 추이> (단위:천㎡, %)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