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롱텀에벌루션(LTE)칩을 미국에서 출시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 장착했다. 퀄컴, 인피니언 등 외부칩만 사용하던 삼성전자는 LTE칩 상용화로 단말기 대응력이 좋아졌다.
16일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한 LTE 스마트폰 ‘드로이드차지’와 스마트패드 ‘갤럭시탭10.1’에 자체 개발한 LTE칩 ‘칼미아(Kalmia)’를 장착했다고 밝혔다. 칼미아 칩세트는 삼성전자 DMC연구소가 개발한 LTE칩으로 반도체사업부가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드로이드차지는 지난 5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한 LTE 전시회 ‘LTE 월드서밋 2011’에서 최고 디바이스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같은 달 미국 버라이즌을 통해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갤럭시탭10.1은 지난달 버라이즌을 통해 미국 시장에 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칼미아’에 대해 해외 통신사 관심이 높다고 밝혀왔으나 실제 장착한 4G 단말기를 상용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G 단말기 제품별로 퀄컴 LTE 칩과 칼미아로 나눠서 장착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출시된 갤럭시탭10.1은 모두 칼미아가 적용된 것으로 앞으로 출시되는 제품들은 퀄컴칩과 혼용해서 내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두뇌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세계 선두권 업체로 부상한 만큼 모뎀칩 기술을 확보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LTE와 AP를 통합한 단일칩 등 다양한 통신칩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다가 모뎀칩에 종속된 모바일 메모리, RF칩 등 통신칩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관계자는 “당장 모뎀칩을 외부판매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업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자체칩을 적용하면서 앞으로 퀄컴 등과 LTE칩 도입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가 됐다”며 “국내외 이통사와 4G 단말기 공급 협상도 다각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