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근원을 파헤치는 신작이 또 하나 등장했다.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은 익히 알려진 ‘혹성탈출’ 시리즈의 시작을 소재로 삼았다. 영화는 유인원에게 지구가 어떻게 정복당했는지 보여준다.
과학자 윌 로드만(제임스 프랭코 분)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버지를 치료하고자 인간의 손상된 뇌기능을 회복시켜주는 ‘큐어’를 개발한다. 이 약의 임상시험으로 유인원들이 이용되고, ‘윌’은 그 중 한 유인원에게서 태어난 어린 시저(앤디 서키스 분)를 데려가 자신의 집에서 키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저의 지능은 인간을 능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저는 이웃집 남자와 시비가 붙은 윌의 아버지를 본능적으로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인간을 공격하고, 결국 유인원들을 보호하는 시설로 보내진다. 보호소에서 시저는 다른 유인원들과 함께 생존을 걸고 인간들과의 전쟁을 결심한다.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은 시리즈 중 가장 현재와 맞닿아 있다. 원숭이 혹성을 탈출하려던 지구인들이 결국 지구임을 깨닫는 1968년 첫번째 ‘혹성탈출’의 충격적 결말은 목만 남은 자유의 여신상으로 증폭됐다. 이어 2000년대 들어 리메이크된 혹성탈출은 워싱턴의 에이브라함 링컨의 동상을 본뜬 시저의 조형물로 임팩트를 줬다.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은 이 유인원들의 혁명을 이끈 시저의 탄생을 조명한다.
이 영화의 미덕은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인간형 유인원’의 창조다. 기술의 발전으로 원숭이들은 더욱 인간과 유사해졌다. 1968년에 나온 첫 번째 혹성탈출 역시 당시 대단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분장에서 CG로 살아 움직인 헐리우드의 진화를 체감 할 수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