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베리 미렌은 얼마 전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아들을 살해한 범죄자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된 이후에도 페이스북에 가족을 조롱하는 글을 수시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페이스북 때문에 악몽이 끝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범죄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를 통해 피해자를 조롱하고 협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하자 페이스북이 재소자 계정을 폐지키로 했다.
10일 미국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범죄자들이 감옥에 들어온 이후에도 피해자를 괴롭히거나 범죄 행각을 지속하자 이들의 계정을 폐쇄한다고 보도했다. 재소자들은 수감 전에 만든 페이스북 계정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수감 중에 사용할 경우 폐지시키기로 했다.
재소자들은 감독관이 지켜보는 곳에서 교육적 목적으로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으로 스마트폰을 소지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교묘하게 감시를 빠져나가 페이스북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밀반입은 6년 전 261대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는 1만760대, 올해는 상반기에만 7284대를 압수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와 관련, 미국 캘리포니아 교정부는 올해 초 아동학대 혐의가 확정돼 수감 중이던 재소자가 밀반입한 스마트폰으로 17세 피해자의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를 찾아낸 뒤 그의 얼굴을 그려 피해자의 집에 보낸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간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피해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면서 이들 정부는 페이스북에 계정 차단을 공식 요구하기도 했다.
앤드류 노이스 페이스북 대변인은 “페이스북으로 법이나 규정을 위반했다는 보고가 오거나 외부에서 수감자의 계정이 업데이트 될 경우 계정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