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SW인식 수준 여실히 드러나

`월드베스트SW 프로젝트` 예산 80%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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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베스트SW(WBS) 프로젝트에 지원 예정이던 정부 예산이 80%나 삭감됐다. ‘소프트 산업’을 바라보는 현 정부의 눈높이와 인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 2002년 이후 세계 IT시장에서 SW분야는 반도체나 LCD 등 HW 시장을 줄곧 추월, 전체 IT시장 30%가 넘는 1조달러 규모로 커져 있다. 아이폰 사례에서 보듯 HW 제품 경쟁력 역시 기기 자체보다는 내장SW 우수성에 달려 있다.

 국내 SW산업 세계시장 점유율은 1.8%로 극히 미미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일부 HW 제품과 네트워크 인프라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한민국 IT 산업구조는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진정한 IT 강국이라 보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사상 처음으로 범정부 차원의 ‘SW산업 발전 종합대책’을 내놨다. 이마저 졸속 추진돼 결국 1조원의 투자 지원 약속이 2000억원으로 축소되는 사태를 맞게 됐다.

 지난해 아이폰 등장을 계기로 IT산업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자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IT 컨트롤타워 부재로 ‘범부처 차원’이라는 어설픈 추진 체계가 탄생하게 됐다. ‘범부처 차원’은 결국 어느 부처도 책임지지 않고 부처별 남는 인력이나 예산으로 추진하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런 어설픈 결정은 결국 이후 예산 확보와 편성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당시 청와대가 발표한 ‘1조원 투자안’은 각 부처 수요 예산을 어림해 잡은 부정확한 액수였다. 급박한 상황에 쫓겨 ‘1조원’이라는 상징성에 무게를 둔 대외 발표용이었던 셈이다.

 당초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된다던 SW산업 종합대책은 이후 지식경제부 주관 ‘WBS 프로젝트’로 사실상 수렴·조정됐다. 그러나 타 부처 협조나 예산당국의 특별 지원은 받지 못했다.

 사업비 규모가 턱없이 줄어들자 당장 WBS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업체 수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6월 선정 작업이 마무리된 2차 사업 평균 경쟁률은 1.8 대 1에 불과했다. 올해 말로 예정된 3차 사업에 참여할 업체를 확보하는 게 지경부와 산하기관의 고민거리일 정도다.

 정창덕 고려대 컴퓨터정보학과 교수는 “관련 예산이 5분의 1 토막 나면서 WBS 사업의 정책적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WBS 프로젝트만을 위한 별도 전담 조직을 구성, 추경 예산이나 정보화진흥기금 등을 통해 SW산업 지원 예산을 긴급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국내 IT산업의 HW와 SW 생산액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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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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