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도 조만간 대책 마련 착수
정부와 연기금, 증권업계가 주식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학연금 등 연기금은 주식 매입 규모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최근 추풍낙엽처럼 내려가는 주가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가가 너무 많이 내렸다고 판단해 주식을 꾸준히 샀으며 더 사려고 한다"며 "(다른 투자자를) 따라가면서 사는 것보다 이렇게 빠질 때 사들이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이런 때 장기적인 수익이 날 수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렇게 주가가 급락하고서 다시 급등하곤 했다"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다는 생각에서 주식 매입 규모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도 "아직 규모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인 계획은 주식을 늘려간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자체적으로 파악하면서 외부 상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지속적으로 (시장에) 들어가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시장의 주요 매매 주체인 국민연금도 주가 부양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9일 "국민연금은 이번 사태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 판단하고, 이날 오후 투자위원회를 열어 월별 자금운용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전체기금 323조6천억원 중 74조9천억원(23.2%)을 국내외 주식에 투자했다.
기관투자자 중에서 가장 큰 손으로 분류되는 연기금이 시장 수호에 긴급 투입된 데는 정부 독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증권사,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어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 기관들이 시장 수호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시장이 안정되고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연기금의 시장 방어 논리가 됐다.
증권업계도 머잖아 대책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후 증권사 사장단과 회의를 열어 최근 사태를 진정시킬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