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신용강등 쇼크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각국의 정책노력과 함께 국제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최근 금융시장 동향이 기후변화와 매우 닮은 모습이라며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각국이 탄소절감운동에 동참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것과 탄소배출권과 관련해 신흥국과 선진국 간 갈등이 대립하는 점, 세대 간 부담을 고려하지 않는 점 등은 현재의 글로벌 경제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는 “녹색성장으로 기후변화의 근원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각국이 공공재인 지구촌 전체를 위한 탄소절감운동에 동참해야 하는 것처럼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도 각국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다른 나라와의 정책공조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스스로 대외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청와대와 관계 부처는 9일에도 국내외 주요 증시의 흐름과 시장 반응을 취합하면서 각 분야별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골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공개회의는 진행하지 않는 대신에 참모진들로부터 시시각각 상황을 보고 받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대외적 충격에 우리 경제의 대응 능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미국, 유럽 등의 정책 대응 능력이 약화돼 있어 이번 금융 시장 불안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전하고, “관계부처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동향과 외화 유동성 상황 등을 상세히 모니터링하고 적절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