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창업자들이 중견기업·대기업을 목표로 사업을 하지만, 그 원칙대로 사업하는 사람은 드물어요. 엠씨넥스는 회사 설립부터 지금까지 ‘영상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한 걸음씩 나아갔을 뿐 입니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42)은 안정적인 회사 성장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 특별할 것 없는 답변이었지만, 확신에 가득 찬 눈빛이 그의 진정성을 대변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카메라모듈 업계는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엠씨넥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장 곡선을 이어가는 회사다. 엠씨넥스는 최근 4년간 시장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매년 60%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중국·대만 등 다양한 고객 포트폴리오와 자동차 전장 시장 초기 선점은 엠씨넥스 안정 성장의 기반이다.
“회사 매출이 300억원에 불과했던 2006년부터 자동차 전장 카메라 개발과 해외 시장 공략을 추진했어요. 남들은 ‘저러다 회사 망한다’면서 손가락질 했지만, 저는 엠씨넥스가 영상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어요.”
결과적으로 민 사장의 승부수는 대성공이었지만, 당시에는 회사가 부도 직전까지 몰리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자동차 전장 카메라와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적인 투자를 한 지 불과 1년 만에 국내 거래 업체 두 곳이 부도가 난 탓이다.
“엠씨넥스 창업 이래 가장 큰 위기였어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높은 성장률 못지않게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계기였어요. 그 때의 교훈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엠씨넥스는 이례적으로 무역중개업체(에이전트)를 활용하지 않고 중국·대만 세트업체와 직거래를 고집했다. 이 때문에 2년 동안 변변찮은 거래 물량도 확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작은 물량에도 성의를 다하는 모습에 중국·대만 업체들은 감탄했고, 믿고 일감을 맡기기 시작했다.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쉽게 거래를 할 수 있지만, 고객사와 신뢰 관계를 맺기 힘들어요. 처음에는 에이전트를 쓰지 않는 엠씨넥스를 이상하게 보던 고객사들도 나중에는 누구보다 신뢰해 주더군요.”
민 사장은 최근 엠씨넥스를 중견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체질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 카메라와 휴대폰 카메라모듈 부문을 사업부로 나누고, 휴대폰 부문은 다시 지역별로 세분화했다. 지역 시장에 적합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마케팅을 구사하기 위해서다. 카메라모듈의 핵심 소재인 특수 렌즈,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를 국산화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그에 걸맞은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상 토털 솔루션 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혁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뿐입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