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세금계산서 전문업체 넷매니아 이춘화 대표는 요즘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느라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2000년대 초반 ‘센드빌’이라는 전자세금계산서 ASP 서비스를 내놓고 누구보다도 앞장서 시장을 개척해 왔는데, 과실을 채 따먹기도 전에 또 다른 성장엔진을 찾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 IT시장 부침이 그만큼 심하다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기업에 전자세금계산서 도입이 의무화되면서 사무실에서 종이 세금계산서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내년부터는 복식부기를 하는 매출 10억원 이상 개인사업자도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합니다. 전자세금계산서 업체 입장에선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긴 셈이죠.” 이 대표는 내년부터 개화하는 개인사업자 대상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에 새로운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걱정도 있다. 지나치게 과열된 전자세금계산서 시장 탓이다. “올해부터 국세청이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를 직접 하고 있는데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에 진출하면서 전문업체들의 설땅이 좁아졌다”며 앞으로 수성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넷매니아는 기존 전자세금계산서와 연계해 다양한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는 데 1차 목표를 두고 있다. 고객층을 업종별로 분석해 각 분야에 필요한 관리도구를 따로 개발해 기존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과 결합해 서비스한다면 제품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전자문서 유통 시장은 이 대표가 꼽는 미래 성장분야 중 하나다. 지금의 전자세금계산서는 수많은 전자문서 솔루션 분야 가운데 극히 일부이며, 종이문서를 대체할 전자문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부동산 중개계약서나 기업 간 구매계약서 등이다. “부동산 계약서나 기업간 계약서는 대부분 종이문서로 처리되고 있는데 전자세금계산서가 그랬던 것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전자문서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인인증서와 전자세금계산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면 전자문서 유통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매니아는 한때 시스템 구축(SI) 프로젝트나 골프장 운영정보시스템 등 사업을 추진하다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10년 가까이 전자세금계산서 ASP 사업에서 선두자리를 지켰다. 다음 목표는 전자문서 유통분야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보다 먼 미래에 시선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년 전부터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한번 동호인들과 함께 10시간 이상 등산을 즐긴다. 결승선이 코앞에 다가왔다. 세 번만 더 등산을 하면 백두대간 종주라는 큰 성취를 맛본다. 이 대표는 “산에 가면 잡념이 없어진다는 게 너무 좋다”고 말한다. 등산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도 구상한다. 물론 회사 최대 화두로 떠오른 변신도 꿈꾼다. 변신해야만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다는 화두를 붙들고 이 대표는 백두대간 마지막 종주를 준비 중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