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환경은 그야말로 갑작스레 다가왔습니다. 이에 대비하지 못한 기관이나 업체는 당황할 수밖에 없지요. 바로 이 시점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준 비티웍스 대표(46)는 최근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이 자신들과 같은 보안 소프트웨어(SW)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순식간에 벌어진 중심축 이동은 10여년간 지속되어온 기존 질서가 완전히 뒤집힐 만큼 파괴력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비티웍스는 공개키 기반구조(PKI) 솔루션 전문 개발 업체다. PKI란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비밀을 보장하면서도 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보안 기술을 일컫는다. 대표 상품인 ‘BTW-Crypto’는 국내외 다양한 표준 보안 알고리즘을 지원하는 보안 라이브러리로 2008년 국가정보원 암호 모듈 검증을 통과하기도 했다.
또 ‘BTW-SSO’는 한번의 로그인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SO(Single Sign On) 기능, 접근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 관리 기능 등을 갖췄다. 2009년부터 국세청 내·외부 시스템, 교과부 교육정보시스템(NEIS) 등에 탑재되는 등 공공기관의 채택이 늘었다. 최근에는 농협의 다양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이 솔루션이 탑재됐다.
현 상황에 이르기까지 난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려대 물리학과 84학번인 권 대표는 케이던스코리아, 다우기술, 장미디어 등을 거쳐 지난 2002년 현 회사를 차렸다. 그는 “의욕적으로 달려들었지만 선발 보안 SW 업체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았다”며 “정말 괜찮은 SW를 내놓아도 가격 장벽이 너무 높아 납품이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반전의 계기는 2004년 찾아왔다. 현재는 사라진 뱅크타운이라는 기업과 함께 금융 관련 보안 SW 작업을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금융 결제 환경이 모바일로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라는 확신도 관련 솔루션 개발에 힘을 실었다.
이후 하나둘씩 비티웍스의 SW에 주목하는 거래처가 생겨났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SSL(Secure Socket Layer)기반 솔루션은 비티웍스에 기회로 다가왔다. 이 업체가 개발한 ‘BTW-SSLSign’은 아이폰을 비롯해 안드로이드·바다·블랙베리·윈도모바일·심비안 등 국내 출시된 모든 스마트폰 운용체계(OS)를 지원해 금융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권 대표는 “기존 업체보다 1년가량 빨리 시장에 진출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지금도 금융권에서 관련 솔루션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귀띔했다.
비티웍스는 앞으로 서비스 분야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동안 솔루션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솔루션 판매보다 전반적인 개발·관리를 함께 수행하는 서비스 제공 영역이 더 넓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그는 “진정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사내 개발자들이 마음 놓고 개발에 열중할 수 있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하우스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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