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중국 등 신흥국가를 놓고 세계 주요 가전 기업들이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로 성장률이 정체된 미국·유럽을 대신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월풀·일렉트로룩스 등 세계 주요 가전기업들이 신흥시장 공략에 불을 댕기고 있다. 이들은 지난 상반기 주요 선진국에서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신흥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이에 따라 여름휴가 시즌이 끝난 직후 신흥국가에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으로 자사 브랜드와 제품 인지도를 강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각 기업들이 주력하는 신흥 국가는 중동·중남미·아프리카·중국이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2분기 해외 생활가전 사업 부문이 신흥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각 지역별로 인도 19%, CIS 59%, 중동·아프리카 19%, 중남미 23% 성장했으며 하반기에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2분기 북미 시장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남미 지역에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북미시장에서 1.8%에 그쳤지만 남미 3.1%, 아태지역 9.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월풀 역시 지난 2분기 북미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했다. 반면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14% 증가했고 남미 지역은 25%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에 따라 각 기업들은 신흥시장에서 제품 홍보를 비롯해 스포츠 마케팅, 사회공헌 활동 등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사업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는 데다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진행하고 있어 당분간 신흥국가에서의 사업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남미 지역의 경우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채용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최신 스마트 가전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신흥 시장에는 현지 상황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