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사무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형광등 가격이 내달 큰 폭으로 오른다. 형광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 조명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일제히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26일 오스람, 필립스, GE라이팅 등은 국내 형광등 조명 가격을 두 자릿수 이상 올릴 계획이다. 인상폭이나 적용 시기 등은 각 기업마다 다르지만 업계 계획을 종합하면 내달부터 10~30% 안팎으로 가격이 오른다.
그동안 소폭 상시적인 가격 조정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기업들이 두 자릿수 이상을 일제히 올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조명 업체들은 형광체 원재료인 희토류 가격 상승 압박이 심해 형광등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스람코리아 측은 “세륨, 유로퓸, 터븀, 이트륨 등 희토류 황산화물을 사용해야만 형광등을 만들 수 있는데, 지난 6월 4일 기준 세륨 가격은 전년 대비 3530% 올랐으며 유로퓸 가격 역시 올 초보다 480% 오르는 등 제조사 자체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황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E라이팅코리아도 “희토류를 이용한 형광체가 전체 가격의 2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고 하루가 다르게 올라 형광등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희귀금속인 희토류는 세계 95%를 중국이 공급하는 독점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이 각종 규제 정책을 통해 공급량을 급격히 줄인데 이어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고 여기에 투기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가격 폭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조명 업체들은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 감소 등 대안 마련에 착수했지만 단기적인 상황 개선은 어렵다고 보고 고객사에 양해 공문을 보내면서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