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반도체 집적단지 재조성 급물살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무산위기에 처했던 한국판 실리콘밸리 ‘판교 반도체 집적단지(클러스터) 구축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탔다. .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정책 후보로 판교를 집중 거론되는 데다가 실리콘파크 입주를 포기했던 기업들도 분당과 판교에 모여들면서 판교 클러스터가 재조성되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는 반도체산업 육성전략 중 하나로 판교와 충북테크노파크를 잇는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는 최근 발표한 2020종합계획 가운데 하나로 판교를 민간 R&D와 콘텐츠 및 주문형 반도체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정부와 민간은 지난 2004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를 본떠 판교 내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내용의 ‘실리콘파크’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입주키로 한 기업 33개 가운데 25개사가 입주계획을 포기하면서 무산위기에 놓였다.

 최근 정부가 전문인력 양성과 경쟁력 강화에 클러스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집적단지를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 판교가 다시 입주 최적지로 부상했다. 업계는 삼성, 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관련 대기업과의 연계성, 수도권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판교가 집적단지로 최적지라고 판단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달 지식경제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판교 클러스터 구축 업무 협력에 대한 MOU를 교환했다. 이후 이사회와 총회를 통해 판교에 반도체회관 설립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ETRI는 서울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를 판교로 이전하기로 했다. 센터가 이전하면 창업보육센터와 교육시설 또한 이전하게 된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17개 기업이 함께 판교로 자리를 옮긴다.

 주성엔지니어링·참엔지니어링·탑엔지니어링 등은 본사 또는 R&D 센터를 판교에 설립한다. 엠텍비젼은 연말경 판교로 사옥을 이전할 계획이다.

 실리콘파크를 포기했던 기업 중 하나인 실리콘화일은 판교와 지근거리인 분당 서현역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시높시스코리아와 케이던스코리아도 내년 사무실 확장·이전시 판교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교는 주변 주거 환경이 좋아 인재를 끌어 모으기도 좋은 편”이라며 “집적단지가 조성되고 교육시설도 들어선다면 훨씬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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